[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에이치피에스피(HPSP)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술력 강조에 나섰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지적 재산권 확보로 진입장벽을 구축,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서다. 공모가를 시장 친화적으로 제시한 점 역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김용운 에이치피에스피 대표이사는 27일 온라인 IPO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고압 수소 어닐링(Annealing) 장비를 개발하는 등 반도체 전공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며 "상장 후 첨단기술 신규투자를 강화해 글로벌 시장 내 지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HPSP는 지난 2017년 설립된 반도체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제조 기업이다. 어닐링 장비는 반도체 소자 내 접합부의 결함을 줄여 소자 특성·성능을 높이는 데 사용한다. 주력 제품인 'GENI Series'는 32/28nm(나노미터) 공정부터 3nm 공정·이하까지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유럽 등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HPSP는 상장 후 사업 진입장벽·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첨단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4년까지 공모자금 385억원을 투입, 생산·연구시설을 확충한다. R&D에도 200억원을 투자해 메모리·특수 시스템 반도체 등 사업영역 확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미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전방 산업 확대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고객사의 기술적 요구사항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며 안전 관련 신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며 "디램·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신규 고객 확보에 성공한 만큼, 꾸준한 시설투자로 전방 산업 시장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매출 성장세가 뚜렷한 점도 강조한다. HPSP의 지난해 매출은 917억원, 영업이익은 45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0.0%, 8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76억원에서 353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특히 최근 3년(2019~2021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38.54%로 업계 평균(5.83%)을 크게 웃돈다.

김 대표는 "반도체 업계에서 어닐링 기술을 다룰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은 데다 30건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하는 등 높은 경쟁 우위도를 가지고 있다"며 "신기술이 접목된 장비를 2~3년 주기로 출시해 경쟁력을 강화, 첨단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품 매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시장 친화적으로 제시한 점도 IPO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한다. HPSP는 비교기업 4곳(유진테크·에이피티씨·넥스틴·피에스케이)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6.6배에 할인율 36.53~41.61% 적용했다. 업계 평균 PER 수준을 반영한 데다 할인율은 올해 코스닥 신규상장기업 평균(25.6~35.3%)보다 높다.

또,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수(유통물량)도 16.19%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인 프레스토제6호사모투자합자회사(PEF)가 보호예수 기간 2년 6개월을 체결했으며 기타 재무적투자자(FI)도 1~6개월을 약속했다. 보호예수는 일정 기간 보유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유통물량이 적은 점은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평가받는다.

IB업계 관계자는 "업계 평균 수준 PER에 반영하고 할인율을 높인 점은 기업가치를 시장 친화적으로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며 "FI들도 IPO로 투자금 회수를 노릴 수 있었으나 회사 성장세가 뚜렷한 만큼 보호예수 체결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HPSP는 29~30일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300만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3000~2만50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543억~4938억원이며 일반 공모청약은 다음달 6~7일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