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TDF(타깃데이트펀드)와 별개로 TDF ETF(상장지수펀드)까지 선보인 한화자산운용의 협업 체계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 TDF에서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JP모건을 뒤로 하고 글로벌 지수사업자인 모닝스타를 TDF ETF의 파트너로 낙점하면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운용은 이날 '한화ARIRANG TDF액티브 ETF' 4종을 유가증권시장에 선보였다. 예상 은퇴시점에 따라 빈티지를 4개(2030‧2040‧2050‧2060)로 나눠 라인업을 구성했다. 투자자의 은퇴시점에 맞춰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TDF를 ETF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 한화운용의 TDF ETF 출시에 있어 눈길을 끄는 대목 가운데 하나는 모닝스타와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TDF의 성과를 가름하는 글라이드패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미국의 투자리서치 회사인 모닝스타를 낙점했다. 2002년 신설된 부서인 모닝스타인덱시스(Morningstar Indexes)에서 개발한 지수 5개를 활용한다. 같은 날 S&P 다운존스를 파트너사로 삼아 TDF ETF를 내놓은 삼성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과는 다른 길을 택한 셈이다.

한화운용의 지수 전략을 구체적으로 보면, 위험자산에는 ▲Morningstar Developed Markets GR KRW Index(선진국 주식)와 ▲Morningstar Emerging Markets GR KRW Index(신흥국 주식)가 쓰인다. 또 안전자산에는 ▲Morningstar Korea Treasury Bond GR KRW Index(한국국채) ▲Morningstar Global Treasury Bond GR KRW Index(선진국 국채) ▲Morningstar Emerging Markets Sovereign Bond GR KRW Index(신흥국 국채)가 적용된다. 다만 한화운용은 액티브형으로 TDF ETF를 선보인 만큼 구성 지수 보다 유망한 종목을 선정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모닝스타와의 파트너십 구축이 더욱 이목을 끄는 건, 한화운용의 TDF 비즈니스 동반자인 JP모건이 발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운용은 빅6(삼성‧미래‧KB‧신한‧한투) 운용사 중 가장 늦은 2018년이 돼서야 '한화Lifeplus TDF' 시리즈로 TDF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글라이드패스 제공사로 JP모건을 선정한 한화운용은 TDF 운용에 있어서 4년째 공고한 협조 체계를 이어오고 있다.

실제 KB자산운용, 키움운용 등이 글로벌 운용사와의 관계를 끝내는 가운데서도 독자 운용으로 선회할 뜻이 없음을 비추며 JP모건을 향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TDF란 비히클의 시장 이해를 돕는 콘텐츠 개발이나 세미나를 계획하는 등 JP모건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비추기도 했다. 

TDF(JP모건)와 TDF ETF(모닝스타)의 글라이드패스를 이원화 한 건 각각의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조직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화Lifeplus TDF 시리즈'는 솔루션 본부 관할이다. 반면 '한화ARIRANG TDF액티브 ETF'는 ETF인 만큼 사업 주체가 ETF사업본부다. 이와 달리 키움투자운용은 TDF와 TDF ETF의 운용은 각각 퇴직연금과 해외주식부서가 도맡되, 마케팅에 있어서는 공동 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기존 TDF와 동일한 글라이드패스를 적용하면 TDF ETF만의 차별화를 내세우기 힘들 것이란 판단 아래, JP모건이 아닌 안정적인 글라이드패스를 제공해 줄 또 다른 협력사를 확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모닝스타는 전 세계 최대 펀드 평가사이자 독립적인 투자 리서치회사로서 한국의 금융 상황과 인적 자원에 맞는 글라이드를 개발해 냈기에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