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호연 기자] 대한항공이 항공기 당 탑승하는 객실승무원 수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국제선 운항 회복에 속도를 내고 나섰지만 사측과 일부 직원들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사측은 최근 노선 확대와 증편을 통해 9월까지 회복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여객 노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감축된 승무원 인력이 충원되고 있지 않다며 2018년 이전 수준의 인력 원상복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대한항공은 항공안전법상 문제가 없다며 논란을 일축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본격적으로 여객 노선 공급 증대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6월 여객 공급은 코로나19 이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만큼 9월 공급량(ASK·Available Seat Kilometer 기준)을 코로나19 이전 대비 50% 이상까지 회복한다는 복안이다. 연말까지 공급 50%를 회복하겠다는 기존 계획보다 3개월 가량 시계가 빨라진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은 사측이 직원들의 노동 환경을 외면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이 오는 7월 6일부터 승객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각 항공편에 탑승하는 객실승무원의 수는 도리어 감소했다는 것.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두 차례 탑승 승무원을 감원한 후 원상 복구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기내 서비스만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팍스넷뉴스에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객실승무원을 축소한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닌 데다가 오히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객실승무원 1인당 담당 승객수를 줄인다는 공지를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탑승의무규정인 50좌석당 1명보다 더 많은 인원으로 운영 중인 데다가, 승무원 1인당 담당승객수를 축소 조정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소속의 한 객실승무원은 팍스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논란과 관련해 최근 사측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도리어 객실승무원 1인당 담당 승객수를 줄인다는 내용을 공지했다고 언론에 밝힌 것은 '말장난'과 같다"며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디쉬업(Dish up)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한 명을 투입한 것이지 앞서 두 차례 승무원 인원을 줄인 것을 고려하면 투입된 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측이 제시한 탑승의무규정 중 50좌석당 1명 내용과 관련해선 국내선과 국제선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해당 직원은 "50좌석당 1명은 기내 서비스가 전혀 없는 단거리 국내선을 기준으로 할 때"라며 "기내 서비스가 적잖은 국제선에선 투입된 객실 승무원의 노동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30일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에 따르면 2018년에는 8명의 승무원이 승객 180명을 담당하다가 2020년에는 220명, 2022년 7월부터는 290명을 담당하게 된다. 100% 예약일 경우 모든 항공편에서 승무원 1명이 줄고, 80% 이하에서는 2명의 승무원이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기종이 여러 가지인 데다가 노선도 제각각인 만큼 조금씩 차이가 발생해 구체적인 승무원당 담당 승객수를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현재 상당수 휴업 중인 객실승무원의 경우 여객 수요 회복 상황에 따라 복직하도록 할 계획이고 필요시 신규 채용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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