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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교란하는 '한전채'…공짜 점심은 없다
백승룡 기자
2022.07.07 09:15:13
에너지가격 급등에도 수년간 전기요금 억눌러…한전 대규모 채권 발행, 시장 잠식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6일 14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백승룡 기자] 16조4700억원. 올해 상반기 한국전력공사가 쏟아낸 신규 채권 발행액 규모다. 지난해 한전이 1년간 발행한 채권 규모는 '역대 최대'였던 8조5500억원으로,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발행액의 두 배에 육박하는 채권이 쏟아져 나왔다. 이 가운데 만기도래분을 제외한 순증발행 규모는 11조4100억원 수준. 올 상반기 국내 채권시장의 전체 순증발행 규모가 약 97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전의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이다.


한전의 채권 발행량이 막대하게 늘어나면서 한전채 가치가 하락, 금리는 치솟아 지난달 중순부터 4%대(3년 만기)에 진입한 상태다. 물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가팔라지면서 국고채를 필두로 우리나라 채권 시장 전반의 금리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전채의 금리 상승폭은 유난히 두드러지고 있다. 국고채와의 금리 차이를 의미하는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해 7월초 15bp(1bp=0.01%포인트) 수준에서 최근 65bp까지 확대됐다.


한전의 선 넘는 고금리 발행은 회사채 시장 전반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지원도가 높아 국내외 신용등급이 우리나라 정부와 동일한 데다가 채권 금리까지 높다보니 한전채에 밀려 여타 우량채가 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발전자회사를 비롯한 공사채 전반과 일반 회사채의 연쇄적인 스프레드 상승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물론, 금리 변동성으로 인해 위축된 투자수요마저 한전채가 무자비하게 흡수하다보니 채권 시장에서 원활한 자금 수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채 발행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만 유지됐더라도 투자수요의 상당부분은 회사채로 흘러갔을 것이고, 그랬다면 우량 회사채의 금리 상승폭은 지금보다 적었을 것"이라며 "한전채가 시장을 교란하면서 회사채 시장의 위축을 가속화시키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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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채권을 찍어내는 까닭은 천문학적인 적자를 메꾸기 위해서다.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한전은 지난해 총 5조8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엔 7조7869억원의 적자를 내며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를 한 분기 만에 뛰어 넘었다. 올해 연간 적자 규모는 20조~30조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전 적자의 핵심은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비가 급등하는 동안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는 왜곡된 체계 때문이다. 발전연료인 유연탄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산 본선인도 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t당 평균 79.21달러에서 올해 1분기 161.3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한전의 전력판매단가는 107.8원에서 110.4원으로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찍이 김종갑 전 한국전력 사장은 전기요금 왜곡을 지적하며 "수입 콩값(연료비)이 올라 갈 때도 그만큼 두부값(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았더니 이제는 두부값이 콩값보다 더 싸졌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직전 정부에서 전기요금을 쉽사리 올리지 못한 것은 물가 안정을 위해서였을 것이다. 다만 그 이면에는 '탈원전 정책'과 관련한 정치적인 논란으로 확산되는 것을 꺼려 '이 악물고' 전기요금을 억눌러왔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바이기도 하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게 경제학의 오랜 명제다.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은 비용은 소멸되지 않고 이제와 회사채 시장을 잠식하고, 기업의 자금조달을 옥죄고 있다. 시장경제의 기본적인 속성을 외면하고 왜곡하는 정책은 여지 없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시장을 병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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