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롯데쇼핑이 새롭게 선보인 창고형 할인점 '맥스'가 수도권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까. 시장에선 수도권의 경우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강자들이 입지를 다진 상태라 호남·창원과는 달리 연착륙이 쉽지 많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하반기 중으로 서울 롯데마트 영등포점과 금천점을 맥스로 새 단장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지난 1월 전주 송천점을 시작으로 광주상무점, 목포점, 창원중앙점 등 총 4개의 맥스 매장을 선보였다. 경쟁자가 없는 호남권과 경남 창원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상품 구성(MD) 경쟁력 및 입지를 다지고, 서울 진출을 계기로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 본격 뛰어들기 위해서다.

사실 롯데쇼핑이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 뛰어든 것은 오래 전 일이다. 2012년 '빅마켓'이란 브랜드를 선보이고 점포 수를 5개까지 늘렸지만 실적 부진으로 3개 점포는 문을 닫고 현재는 금천점과 영등포점 2개만 운영 중이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빅마켓을 올해 초 다시 맥스로 부활시킨 것은 오프라인 시장에서 창고형 할인점이 그나마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승부수에도 시장 반응은 차갑다. 맥스가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2강 체제가 공고한 수도권 싸움에서 경쟁력을 보이기 쉽잖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현재 창고형 할인점 시장은 코스트코가 매출 5조원을 넘어서며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그 뒤를 바짝 뒤쫒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경우 기존 마트를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전환하는 것이기에 입지적인 장점은 있지만 아직 초기인 만큼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라며 "특히 창고형 할인점의 접전지인 수도권에서는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의 2강 체제가 견고한 만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롯데쇼핑이 맥스의 상품 구성(MD)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여부로 창고형 할인점 사업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온라인 등 소비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디테일 싸움이 주요해졌다"면서 "롯데는 벤치마킹은 잘 하지만 디테일에 약한 것이 문제인 만큼 이 부분을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연구원 역시 "롯데가 또 다시 빅마켓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자기들만의 상품을 잘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롯데마트와 맥스의 상품 구색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맥스가 마음을 잡고 단독 상품 등을 확대해 상품 구색에 보다 신경을 쓴다면 부정적인 전망도 향후 달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롯데쇼핑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판매 품목수가 약 2만여개에 달하는 대형마트 대비 창고형 할인점은 품목수(SKU)가 3000개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롯데쇼핑 역시 매장 단독 상품을 늘리고 다양한 전문점을 함께 운영하는 형태로 포트폴리오를 바꿔나가고 있다. 하이마트(가전), 토이저러스(완구), 콜리올리(펫), 보틀벙커(주류) 등이 롯데쇼핑이 선보인 대표적인 킬러형 매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창고형 할인점이 입점돼 있지 않은 호남지역과 창원지역에 우선 진출한 이후 접전지인 수도권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예정"이라며 "맥스에서만 판매되는 제품들을 늘리는 한편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들을 육성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