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국내 모빌리티 생태계는 최근 골목상권 침해를 우려한 정부의 규제 도입 움직임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모빌리티 중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설에 휩싸일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처럼 대기업을 뒷배로 둔 티맵모빌리티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넘어 대리운전, 킥보드, 렌터카, 주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발돋움하면서 규제 사정권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서 운 좋게 총알 세례를 피했을 뿐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을 우군으로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2020년 말 SK텔레콤 내 모빌리티 사업단을 떼어내 새롭게 설립한 회사다. 출범과 동시에 세계적인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동맹을 맺었다. 지난해 4월 양 사는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합작법인인 '우티'를 설립했다. 우버는 우티에 1억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51%을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 49%는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하고 있다. 우버는 향후 티맵모빌리티에도 5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양 사는 현재 우티를 앞세워 택시호출 앱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와 승부를 펼치고 있다. 우티는 택시호출을 비롯해 대리운전, 드론택시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SK텔레콤이 보유했던 모빌리티 관련 투자자산도 넘겨받았다. 그랩 지오 홀딩스(지분 30%), 캐롯손해보험(지분 5.34%) 등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올해 들어 서비스 확장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서울공항리무진, 공항리무진 등 공항버스 2개 회사 경영권을 인수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정상 궤도를 되찾고 있는 해외여행 시장에서 T맵과 연계한 공항버스 서비스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에는 대리운전 중개프로그램 업체 로지소프트를 547억원에 사들였다. 로지소프트는 유선 전화 기반 대리업체들의 콜을 다른 플랫폼에 전달하는 관제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다. 현재 대리운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70%다. 티맵모빌리티는 로지소프트 인수를 통해 대리기사 인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T맵 대리기사 서비스가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티맵모빌리티의 로지소프트 인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리운전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앞서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는 지난 5월 콜 대리운전 업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며 대기업의 시장 신규 진출과 사업 확장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그동안 카카오 계열사를 중심으로 불거졌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빠르게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티맵모빌리티로 서서히 확산되는 모양새다. 업계 1위 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규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사이 앞으로 치고 올라가려던 티맵모빌리티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의 불행은 나의 기쁨이라고 업계 1위 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위기를 맞으면서 티맵모빌리티에 기회 아닌 기회가 생겼다"면서 "다만 카카오모빌리티가 빠지면 다음 규제의 화살 대상은 티맵모빌리티가 유력하다는 점에서 마냥 기회로 볼 수도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택시호출 중개 시장을 장악하며 잘 나갔던 카카오모빌리티도 거듭되는 비난 여론에 사업 확장을 멈췄다"며 "적자난을 겪고 있는 티맵모빌리티 입장에서 당장의 수익이 욕심나겠지만 길게 보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