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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의 조건 '로직·미국·M&A'
심두보 기자
2022.07.11 09:54:02
반도체 산업 내 국가·기업 간 분업 경계 흐릿해져…불확실성 증대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8일 14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삼성전자가 10만전자가 되려면 시가총액이 600조 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TSMC가 이 600조 원에 다가선 상태죠. 10만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중 하나인 GPU의 절대강자 엔비디아를 넘어서겠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전 세계 시가총액 20위대의 삼성전자가 10위대에 안착하겠다는 이 거대한 그림이 완성되기 위해선 반도체 사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TV와 모니터, 냉장고 등을 만드는 CE 부문은 매출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지만, 수익성과 성장성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매출의 3분의 1이 발생하는 반도체 사업은 시대의 변곡점에서 거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기회에 노출되어 있죠. 그리고 이 반도체 사업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업부인 IM 부문과 사업적으로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죠. 이 IM 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입니다. 종합해 보자면, 삼성전자가 10만전자가 되기 위해선 이 반도체 사업에서의 도약이 필수적입니다.


◆조건 1. 시스템 반도체의 비약적 성장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1위입니다. 그런데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선 아닙니다. CPU는 인텔이, GPU는 엔비디아가 잡고 있죠. 그리고 모바일의 CPU인 AP는 퀄컴이, 이미지센서는 소니 등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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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노리는 시장은 AP와 이미지센서 분야입니다. CPU와 GPU에선 인텔과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확고히 다지고 있는 반면, AP와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는 다른 모습의 경쟁 구도가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 두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준수한 경쟁력을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과거 삼성전자는 AP 시장에서 퀄컴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퀄컴과 미디어텍에 크게 밀려 5% 전후의 시장점유율만 보이고 있죠. 이미지센서의 경우 삼성전자의 2022년 점유율은 20% 중반대로, 1위인 소니의 40%대와 크지 않은 격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이 격차가 올해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죠. 그리고 또 하나의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가 있습니다. 5G/6G 통신모뎀을 포함한 초고속통신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는 5G 모뎀을 업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죠.


그런데 시스템 반도체의 두 거대한 축인 CPU와 GPU를 건들지 않고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1위의 자리를 오를 수 있을까요? 당연히 불가능하겠죠.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 위치를 잡은 이미지센서는 전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10분의 1 정도의 시장입니다. 그리고 AP 시장에는 애플과 퀄컴, 그리고 미디어텍이라는 초강력 플레이어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칩을 설계만 하는, 즉 팹리스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 스토리의 다른 한 축은 파운드리에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마이크론이 설계부터 생산을 직접 합니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의 영역에선 설계와 생산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공장이 없는 기업들, 즉 팹리스가 시스템 반도체의 생산을 파운드리에 맡기는 식이죠. 인텔만 예외입니다. CPU의 절대강자인 인텔은 직접 공장을 두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파운드리 사업을 키움으로써 시스템 반도체 매출의 규모를 키울 수 있습니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선 필수적인 요소죠. 즉, 삼성전자는 팹리스들의 물량을 잡아 생산해 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TSMC와의 현격한 격차를 좁혀야 하고요.


여기서 삼성전자가 보유한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역량이 중요합니다. 알다시피 TSMC는 '파운드리'만 합니다. 삼성전자는 '이것저것' 다 하죠. 핵심은 '이것저것'입니다. 삼성전자가 AP와 이미지센서, 그리고 초고속통신 반도체 관련 기술력을 파운드리 고객을 확보하는 데에 활용한다면, TSMC와의 격차 줄이기는 좀 더 용이해질 것입니다.


거대한 트렌드를 볼까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메타 등은 모두 자체 칩을 개발했거나 하고 있습니다. 이 자체 칩은 CPU 등 핵심 반도체를 탑재한 SoC 형태고요. 각 회사의 SoC는 사업의 특성에 맞춰 만들어지게 됩니다. 과거 팹리스의 사업 영역이 빅테크로 옮겨지는 겁니다. 그리고 빅테크는 팹리스라는 사업을 기존 파이프라인에 추가하게 됩니다.


이제 빅테크는 파운드리의 직접 고객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파운드리에 좀 더 종합적인 서비스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집적, 즉 헤테로지니어스 인티그레이션입니다. 이종집적은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칩을 집적해서 연결함으로써 최고의 효율을 달성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이종집적이 적용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칩 분야에서의 경험은 분명 시너지를 발생할 여지가 큽니다.



◆조건 2. 미국 시장에서의 안착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반도체 산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정부와 다수의 국회의원들은 반도체를 국가 안보와 연결 지으면서 그 당위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반도체 산업의 절대강자입니다만, 이 거대한 국가는 반도체의 여러 가치 사슬에서 단 하나의 약한 고리도 없애려고 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또 하나의 기회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약한 그 고리를 대체할 강한 고리로써 말이죠.


먼저 미국이 강한 부문과 약한 부분을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은 부가가치가 가장 큰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와 코어 IP 부문의 절대강자입니다. 컨설팅 펌 BCG에 따르면, 미국은 2019년 기준 이 시장의 74%를 점유하고 있죠. 그리고 20%는 유럽 차지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미국은 시장의 67%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은 41%로 우수하죠.


이제 약한 고리를 봅시다. 가장 취약한 부분은 제조·패키징·테스트 부문입니다. 중국과 동아시아(주로 한국과 대만)의 점유율은 각각 38%와 43%로 절대적입니다. 반면 미국은 거의 없다시피하죠. 또 반도체의 주재료인 웨이퍼와 핵심 원재료 중 약 10% 초반만 미국에서 생산됩니다. 메모리 반도체와 DAO도 미국이 상대적으로 약한 부문입니다. 먼저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가 보일 겁니다. 미국은 가장 먼저 반도체 제조 공장을 자국 영토 내에 확보하고자 합니다. 끊어져 버린 고리를 삼성전자와 TSMC로 이으려는 거죠. 그리고 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선 웨이퍼, 소재와 각종 부품 등의 산업도 육성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의 핵심 기업이 소속된 국가는 대만과 일본입니다. 마지막으로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한국의 두 기업과 미국의 마이크론이 이 분야를 삼분하고 있습니다만, 마이크론의 기술력은 상당히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죠.


삼성전자는 미국이 가장 원하는 기업 중 하나일 수밖에 없죠. 10나노 이하의 공정을 지닌 유일한 두 기업 중 하나이며, 동시에 메모리 반도체의 1위 기업입니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재편되는 팹리스 시장 구조 속에서 미국의 빅테크와 협력해 반도체의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글로벌급에서 이뤄지는 반도체 산업의 재편 과정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여러 혜택을 향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몸집이 커질수록 미국으로 그 중심축을 옮겨 나갈 수밖에 없는 배경도 있습니다. 바로 고급 인력 때문이죠. 시스템 반도체 개발은 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력 수준을 투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민하게 새로운 정보를 습득해야 하죠. 메모리 반도체의 중심은 한국이지만, 시스템 반도체에 있어선 변방 중의 변방입니다. 즉,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는 것을 기다릴 순 없습니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중 미래가치를 평가함에 있어서 미국 사업은 점차 증대될 것입니다. 더불어 미국과의 연대의 반대급부로 돌아오는 중국과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도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입니다.


◆조건 3. 랜드마크 M&A


특정 산업에 변화의 흐름이 빨라지게 되면 이와 함께 M&A가 활발해집니다. 경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피아식별이 어려워질수록 기업들은 또 하나의 무기를 손에 쥐고자 하죠. 그리고 이는 필연적으로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업과의 연합이라는 이야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엔비디아는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Arm 인수를 추진한 바 있습니다. AMD는 2022년 자일링스와 펜산도 두 기업에 대한 M&A를 완료했죠. 브로드컴은 VM웨어 인수를 추진 중입니다. 이 하나하나의 딜의 규모는 모두 조 혹은 수십조 단위의 빅딜에 해당합니다.


2016년 삼성전자는 미국의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빅딜은 없었죠. 삼성전자급이 진행하는 딜의 규모는 쉽게 수 조 원을 넘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규모의 딜은 적어도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죠.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것은 M&A에 대한 로드맵도 대략적으로 그려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삼성전자에게 필요한 기술과 사업을 보유한 잠재적 M&A 타깃 리스트가 추려졌을 것이며, 또 개별 건마다의 M&A 시나리오 역시 만들어졌을 겁니다.


2021년 삼성전자는 3년 내 의미 있는 M&A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5월 31일 M&A 추진 여부와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죠. 한 부회장은 올해 1월 CES 2022 기자간담회 당시 M&A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급의 기업은 365일 언제나 M&A를 검토하고 있습니다만, 공개적으로 그 가능성을 언급하진 않습니다. 즉, 지난해부터 이어진 삼성전자발 코멘트는 대형 M&A가 수년 내 이뤄진다는 시그널로 해석해도 크게 틀리지 않아 보입니다.


출처=삼성전자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 높은 반도체 산업


빅테크가 자체 칩을 개발하며 팹리스의 시장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의 재개를 선언했죠. TSMC는 대만을 떠나 일본과 미국에 공장을 짓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에 열을 올리는 동시에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도약을 노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CPU로 진격하고 있으며, 인텔은 반대로 GPU 시장의 파이를 노리고 있습니다. 국가별, 기업별 분업 시스템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는 거죠.


아이러니하게도 10만전자의 가능성은 이 같은 불확실성 덕분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존 팹리스의 위상이 약해지는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빅테크를 직접 고객으로 둘 여지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확보한 미세공정 능력은 미국의 새로운 반도체 정책의 수혜를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혼돈의 시장에서 그동안 축적한 막대한 유동성으로 초대형 M&A를 성사시킬 타이밍을 재고 있죠.


하나하나의 조건이 충족되어 가는지, 그리고 각 요소가 서로 어떻게 연계되어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지 머니네버슬립에서 팔로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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