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이후에도 충분한 현금을 바탕으로 추가로 진단 플랫폼업체, 유통업체 등의 인수에 나선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의장은 8일 오후 4시에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앞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7일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Meridian Bioscience)를 약 2조원에 M&A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번 딜의 성사 배경과 기대되는 효과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인수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영사 SJL파트너스와 크로스보더 M&A 형태로 진행된다.

우선 에스디바이오센서와 SJL파트너스가 미국 특수목적법인(SPC)인 콜롬버스 홀딩 컴퍼니(Columbus Holding Company)를 설립한다. 이후 콜롬버스는 미국에 자회사를 세워 메르디안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딜 클로징 예상 시점은 올해 말이다. 인수 후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와 SJL파트너스가 메리디안의 지분을 각각 60%, 40%씩 보유하게 된다.

이날 에스디바이오센서 콜럼버스에 8095억원을 지원하기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콜럼버스에 흡수합병을 위한 긴급 재원을 제공함으로써 M&A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  

특히 회사 측은 이번 인수 이후에도 현금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조163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조 의장은 "코로나19 비즈니스를 통해 벌어들인 현금의 3분의1을 이번 메르디안 인수에 쓰게 됐고, 아직도 상당부분 현금 여유가 있다"며 "향후에도 계속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자금을 외화로 조달하더라도 고환율로 인한 부담은 크게 없을 전망이다. 유호정 전략기획실장(상무)은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재무 상황을 보면 외환 보유 현금만 10억 달러를 갖고 있고, 외화 매출 채권만 3억 달러를 갖고 있다"며 "이번 투자 관련 자금이 6억 달러이기 때문에 현금으로 충분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관련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장은 "현재가 미국 시장 진출의 최적기는 아니지만 기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금이 적절한 M&A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보유하고 있는 시장성이 큰 아이템들을 더 늦지 않게 북미 시장에 진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금 여력을 바탕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추가적인 M&A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 의장은 "향후 다양한 진단(diagnosis) 플랫폼 업체를 인수할 계획이 있다"며 "어디의 어떤 플랫폼을 인수할지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미래의 펀더멘털을 강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비즈니스는 많은 포트폴리오가 있어도 얼마나 효율적으로 유통망을 갖고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작년에 브라질 독일 이태리 유통회사를 샀고 이번엔 미국 회사를 사게 됐는데 추가로 올해 내에도 한 두개의 유통회사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