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문지민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투자한 면역세포 치료제 전문업체 '이뮤니스바이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동남아시아에 수출 중인 원천기술이 현지 당국에서 잇따라 승인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상승이 가시화 되면서 삼호그린인베스트의 투자수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호그린인베스트는 작년 2월 이뮤니스바이오의 시리즈B 라운드에 리드 투자자로 참여해 약 20억원을 집행했다. 당시 투자전 기업가치(프리 밸류에이션)는 500억원, 주당 발행가액은 4175원이다. 동일 라운드에 세종벤처파트너스와 어니스트벤처스 등이 참여했으며, 총 45억원 규모로 펀딩을 마쳤다.

1년도 되지 않아 진행한 추가 투자유치에서 밸류에이션은 더욱 상승했다. 같은 해 9월과 11월 진행된 브릿지 라운드에서 이뮤니스바이오는 프리 밸류에이션 650억원의 평가를 받고, 주당 발행가액 4900원으로 총 40억원을 조달했다.

이후 현재까지 투자유치는 하지 않았지만 1500억원 이상 밸류에이션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6개월 만에 3배 가량 가치가 상승한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유치 당시에도 이뮤니스바이오 밸류에이션은 저평가 돼 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며 "이후 파이프라인 및 연구 파트너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기업가치는 계속 상승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호그린인베스트는 이뮤니스바이오의 자연살해(NK) 면역세포 치료기술에 주목했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로, 사용 시 DNA 변형이나 부작용이 없고 안정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항암 외에도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호그린인베스트 관계자는 "이뮤니스바이오의 NK면역세포 치료제 'MYJ1633'은 혈액암이나 고형암은 물론 자가 면역질환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국내 임상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MYJ1633은 지난 2018년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항암 면역세포치료제로 승인 받은 뒤 암 환자 치료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후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 효능을 인정받으며 현지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국가들과 수출 논의도 다시 시작된 만큼 해외시장 개척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뮤니스바이오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승인이 거의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고,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에도 허가를 신청한 상태"라며 "특히 말레이시아는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로부터 환자 유입이 늘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논의가 중단됐던 중국, 인도, 두바이 쪽 기업들도 최근 다시 접촉이 돼 올해 중 답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승인 요건이 비교적 까다로운 국내에서는 유방암, 위암 등 3건의 임상 1상과 2a상을 승인 받은 상태다. 이뮤니스바이오는 2018년 4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9년 10억원, 2020년 12억원, 2021년 15억원 등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는 현재 코스닥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이뮤니스바이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진행하겠지만 키움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준비 중이며, 올해 안으로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