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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라는 이름값
딜사이트 이진철 부국장
2022.07.12 07:55:13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13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진철 부국장] 지난 2015년 하나대투증권이 '하나금융투자'로 사명을 바꾸자 신한금융투자가 크게 반기는 일이 있었다. 당시 신한금융투자는 2009년 사명을 바꾼 후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금융투자'라는 명칭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라는 이름으로 동지가 된 이들 증권사는 "앞으로 증권이란 명칭 대신 금융투자를 사용하는 회사가 늘어나 금융투자란 단어도 투자자들에게 더욱 익숙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7월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7년간 사용했던 '금융투자' 사명을 떼고 '하나증권'으로 사명을 다시 바꿨다. 금융투자 사명의 선도자였던 신한금융투자도 사명에 '증권'을 붙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자본시장법의 법상 용어인 '금융투자'를 사명에 붙이는 것이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상황에서 금융투자가 증권보다 대중적인 인식으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 2009년 증권업계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등 금융시장의 칸막이가 허물어진 것이다. 금융투자업 규제를 풀어 우리나라도 골드만삭스와 같은 토종 투자은행(IB)을 육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게 자본시장법의 취지였다.


2011년에는 정부가 자기자본이 큰 대형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하기로 했고, 2013년에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갖춘 5개 증권사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다. 2015년에는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확대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데 이어 이듬해인 2016년 정부는 자기자본 규모 4조원 이상을 기준으로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육성 방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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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초대형 IB가 지정되기 위해선 정부가 제시한 자기자본 기준을 맞춰야 했고, 증권업계에는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일어났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 KB증권은 현대증권을 각각 인수해 몸집을 키운 시기도 이때쯤이다. 이들 증권사들은 합종연횡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으로 초대형IB로 지정됐다. 실제 자본시장법 도입 이후 국내 증권사들은 빅뱅을 통해 규모를 키웠다. 수익구조도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에서 벗어나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하지만 영역확대 노력에도 국내에서 진행되는 대형 M&A나 빅딜에서 외국계 독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3년간 자본시장법은 지속적으로 보완을 거쳤지만 불완전판매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와 증권사의 법적 공방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금융투자(Financial Investment)는 증권(Securities)보다  업무영역 확대는 물론 글로벌 IB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라는 이름을 붙이면 사설 업체로 인식될 수 있어 오히려 득이 될 게 없다는 부정적 인식이 더 커진 게 사실이다.


초대형 IB 육성을 모토로 업역 규제 허물기로 시작한 자본시장법이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로 방점이 찍혀 규제로 옭매는 법이 된 것은 어찌보면 증권업계가 자초한 일이다. 국내 자본시장 규제를 허물어 증권업계의 역동성을 기대했던 자본시장법은 그동안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이제는 후속 규제가 덧대기 식으로 붙여져 개정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외면받게 된 '금융투자' 사명이 규제 완화에서 강화로 기조가 바뀐 자본시장법과 전혀 무관치 않게 여겨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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