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코로나19로 자금난에 빠졌던 CJ CGV(CGV)와 자회사 씨제이포디플렉스(4D플렉스)가 CJ㈜의 지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입금 상환을 통해 금융비용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게 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4D플렉스가 4D 영화의 제작·배급 활성화로 CGV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CJ는 지난주(8일) CGV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1500억원(681만8182주)을 출자키로 결정했다. 주식 취득예정일은 오는 28일로, 유상증자 이후 CJ가 소유할 CGV 지분은 기존 40%에서 48.6%로 확대된다. 이번 유상증자는 일반적인 현금 수혈과 달리 CGV가 CJ로부터 2020년 빌린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대출(30년 만기) 가운데 1500억원을 조기 상환한 뒤, CJ가 곧장 해당 대금을 CGV 유상증자에 사용한다.

CGV는 금번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을 줄이고, 이자율을 낮춰 금융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이 최초 4.55%에 2년 후 2%포인트가 추가되고, 3년 이후에는 매년 직전 년도 이자율에 0.5%포인트가 추가로 붙는 가산조건 붙는 구조기 때문이다. 즉 올해 12월이 되면 6.55%에 달하는 고이자 부담을 CJ 지원으로 해소한 셈이다.

자금을 확보한 CGV는 같은 날 자회사 4D플렉스에게 500억원의 금전대여를 결정했다. 4D플렉스의 경영안전성을 제고하고, 동시에 CGV의 연결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4D플렉스는 CGV의 자금 지원 일체를 차입금 상환에 투입한다. 당장 이달 23일 296억원의 사채 만기일이 도래해 있는 데다 10~12월 211억원의 차입금 만기 역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CGV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배경에는 엔데믹으로 시네마 사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CGV는 코로나 이후 28개월만인 지난 5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탑건: 매버릭'가 4D 상영관에서도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4D플렉스의 실적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1분기만 봐도 회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35억원, 영업손실은 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적자 폭을 41억원이나 개선했다.

4D플렉스가 CGV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도 금전대여가 이뤄진 배경이 됐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4D플렉스가 4D극장과 다면 스크린 등의 시스템 연구개발 및 판매,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관련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현 회장도 4D플렉스의 지분 4.96%를 보유했을 정도로 그룹 내 기대 사업이다. 

CGV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자금차입으로 4D플렉스는 장기적으로 경영안전성을 제고하고, CGV는 차입금 및 금융비용 감소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