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고덕강일 복합시설 신축사업의 시행사 사업비 대출을 차환하는 데 성공했다. HDC현산은 최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여파와 건설시장의 리스크 확대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HDC현산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고덕강일 복합시설 신축사업 시행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 사업의 시행사는 제이케이미래강동PFV지만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을 위해 설립한 한강블루제이차(SPC)가 채무자 역할을 맡는다. 발행한 ABCP에 대한 보증제공처 역할은 채권자인 신영증권이 수행한다.

보증금액은 2000억원으로 지난해 HDC현산의 자기자본(2조8853억원)의 6.9% 수준이다. HDC현산은 "본건은 고덕강일 복합시설 신축공사 시행사의 사업비 대출에 대한 채무보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채무보증은 지난 1월 14일 결정한 채무보증을 3개월 연장한 것이다. 당시 채무보증금액은 2000억원으로 현재와 동일하다. 대신 보증기간이 6개월(1월 14일~7월 14일)에서 3개월(7월 14일~10월 14일)로 단축됐고 채권자도 4곳(미래에셋증권, 신한은행, 신영증권, 키움증권)에서 1곳(신영증권)으로 줄어들었다.

금융권에선 HDC현산이 불행 중 다행으로 대출 연장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 자체의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우량하기 때문에 대출 연장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당 사업장은 지난해 8월 분양 당시 청약 경쟁률이 평균 31.5대 1, 최고 410.5대 1에 이를 정도로 치열했다"며 "수도권 내 우수한 입지조건을 갖춰 사업성이 우량해 대출 연장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고덕강일 복합시설 신축사업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353-23번지 일원의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 유통1블록에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지하 6층~지상 21층, 연면적 30만1337㎡ 규모로 공급하며 완공 예정일은 2024년 9월 17일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공정률은 12.62%다. 지난해 8월 분양을 완료하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달 HDC현산의 채무보증이 종료되는 사업장은 고덕강일 복합시설 외에도 속초아이파크2차, 경산아이파크2차 등 2곳이다. HDC현산은 속초아이파크2차에 지난 4월 14일부터 7월 14일까지 3개월 간 1310억원의 채무보증을, 경산아이파크2차에 지난 4월 28일부터 7월 28일까지 1100억원의 채무보증을 제공 중이다. 이 중 속초아이파크2차는 올해 1분기 현재 완성공사액이 기본도급액 1086억원 중 969억원으로 준공을 앞두고 있어 대출을 연장하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이 1년 영업정지 또는 등록말소 처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채무보증을 연장한 것은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하지만 최근 금융권이 HDC현산의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에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사업비 등 대출을 꺼리고 있어 앞으로 채무보증 연장이 필요한 사업장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