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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에 대한 정부의 '여측이심'
딜사이트 이호정 산업1부장
2022.07.19 07:43:51
제약사 입장에선 토사구팽 당한 꼴, 유관단체 정책 합의 필요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8일 0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호정 산업1부장] 여측이심(如厠二心). 직역하면 뒷간(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뜻으로, 긴할 때에는 다급하게 굴다가 그 일이 끝나면 마음이 변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최근 감기약에 사용량-약가연동제(PVA)'를 적용하겠다는 정부 시책을 보고 있자면 해당 사자성어보다 '찰떡'이 있을까 싶다.


이에 반해 제약사들을 보고 있자면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애초 경영활동 목적이 아닌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요구로 감기약 생산량을 늘린 것이고, 판매량은 자연발생적으로 증가한 것인데 느닷없이 약가 인하라는 불벼락을 맞아서다.


A제약사 관계자의 말에서도 두 사자성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생산공장까지 찾아와 (감기약) 생산량을 늘려 달라고 부탁해 협조했더니,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판매량이 증가했으니 약가를 인하하겠다고 통보해 황당할 따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정부가 감기약에 PVA 카드를 꺼내든 것은 올 초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다수의 감기약 판매량이 약가인하 기준치(청구액 60% 증가 혹은 증가액이 50억원 이상인 동시에 증가율이 10% 이상)를 넘어선 것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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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타이레놀의 경우 올 1분기 167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05.5% 급증했고, 동아제약의 액상감기약 판피린큐는 123억원으로 같은 기간 83.2%나 늘었다. 아울러 콜대원 등을 판매하는 대원제약을 비롯해 유한양행(코푸시럽), 동화약품(판콜), 삼일제약(부루펜), 보령제약(용각산쿨), 광동제약(쌍화탕) 등도 매출이 크게 뛴 것으로 전해진다.


PVA가 사용량이 증가한 약품의 약가 인하로 국민들에게 양질의 보건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니 만큼 감기약에 대한 정부의 PVA 적용은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제약사 입장에선 정부의 이러한 방침이 억울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실적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재고부담을 안고 감기약 초과생산에 나서 여명을 기대하던 찰나 약가인하라는 돌부리에 걸려 또다시 넘어지게 생겼으니 말이다.


문제는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강한 하위 변이 바이러스 BA.5와 BA2.5가 유행하면서 일선 약국 곳곳에서 감기약 품귀현상이 재현되고 있단 점이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은 연초마냥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앞서 오미크론 때와 마찬가지로 BA.5 바이러스 등이 반짝 유행에 그칠 경우 막대한 재고부담을 안아야 하는 데다, 판매량이 늘어봤자 제품 값만 더 깎이기에 정부의 눈치만 살피고 있어서다.


기업이 땅 파서 장사하는 곳은 아니지만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이속을 챙기려는 제약사의 행태에는 문제가 있다. 다만 그 이전에 원인을 제공한 정부에 우선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제약업이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산업이지만, 그래도 유관단체 간 정책적 합의가 이뤄진 뒤 협조를 요청하는 게 순서고 예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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