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디슨이노는 전일 제9회 무기명식 이권부 사모 전환사채(CB) 형식으로 200억원을 발행했다. 에디슨이노는 이달 들어 총 세 차례에 걸쳐 CB를 발행한 상태다. 각 200억원씩 총 600억원 규모다. 

당초 600억원의 자금 조달 목적은 타법인 인수다. 에디슨모터스 그룹이 쌍용차 인수를 추진 중일 당시 자금 조달 계획의 일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쌍용차 인수가 불발되면서 이번에 확보한 600억원의 활용처는 에디슨이노의 사업 투자자금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에디슨이노는 지난달 말 임시 주총을 통해 사명 변경(이노시스) 및 신규사업목적을 추가한 상태다. 쌍용차 인수 실패로 여론이 악화되자 모회사인 에디슨EV를 시작으로 그룹차원에서 이른바 '에디슨' 흔적 지우기에 나선 셈이다. 신규 사업목적에는 '우주발사체 및 위성체, 항공우주분야 산업'이 추가됐다. 

문제는 에디슨이노의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여력이다. 에디슨이노의 올 1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894억원)를 고려하면 600억원의 자금이 적은 편은 아니다. 다만 천문학적 비용이 요구되는 우주산업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통해 진출하겠다는 구상에는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나 에디슨이노는 지난 3월 에디슨모터스 그룹으로 합류하며 이미 전기차부품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한 상황이다. 해당 사업부문을 키우기 위해 당시 전담 부서를 신설할 정도로 공을 기울이던 참이다. 에디슨이노의 주력 사업이 의료기기 분야(전체매출 중 62%)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기차 부품 사업 또한 초기 단계에 불과해 막대한 투자가 절실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회사측이 사채를 통해 우주산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쌍용차 이슈에 이어 또 다시 '한탕'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에디슨이노가 신규사업목적에 우주산업을 추가하기로 발표한 지난달 30일 1만600원이던 주가는 최근까지 상승세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5일에는 장중 1만7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약 2주새 65% 가량 상승한 셈이다.

시장에선 에디슨이노의 신사업에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사업과 연계된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신사업을 안정적인 매출 궤도까지 성장시키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것이 이유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에디슨이노의 사업 모델이 여전히 의료기기 분야에 치우쳐있고 에디슨모터스 그룹에 합류하며 추가된 전기차 부품사업도 이제 막 초기단계에 불과한 상태"라며 "우주산업에 대한 신규 투자건에 대한 밸류에이션 측정은 현재로선 반영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