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기아가 올해 2분기 전동화 모델 판매 급증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냈다. 

기아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8760억원, 영업이익 2조2341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19.3%, 50.2% 증가한 수치다. 

기아의 2분기 실적은 당초 증권가에서 내놓은 전망치(매출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80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다. 차량용 반도체 등 일부 부품 수급 차질과 재고부족에 따른 출하 지연에도 기아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실적 배경엔 전동화 모델 판매 증가가 크게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기아의 올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73만3749대에 그친다. 

반면 전동화 부분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78.9% 성장한 13만3000대를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EV6와 니로EV 등 전기차가 4만4000대(97.9%↑)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밖에 ▲하이브리드 6만7000대(88.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만1000대(32.3%↑) 등이다. 

전 차종 판매에서 전동화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8.7%포인트 상승한 17.7%로 늘어났다. 전체 판매량 감소에도 전동화 모델들이 내연차 대비 비교적 고부가가치성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친환경차는 원가 부담이 높지만 상품성을 바탕으로 고가격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기아의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이 점차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원자재 가격도 하반기에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완화될 경우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기차 라인업 확대 등에 따라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기아 또한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 개선과 점진적인 생산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이날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들어서 매달 반도체 수급 차질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하반기는 반도체로 인한 영향이 말끔히 사라질 상황은 아닌 것 같지만 작년이나 올해 상반기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이 2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며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확대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아는 향후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EV6의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고성능 전기차 EV6 GT ▲텔루라이드 상품성 개선 모델 및 신형 스포티지 ▲신형 니로 등 시장별 핵심 차종의 성공적인 런칭 및 판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아 관계자는 "EV6 판매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다양한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갖춘 신형 니로 판매가 더해져 친환경차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며 "개선된 브랜드 및 상품성에 부응하는 가격 정책을 이어가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