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상반기 기획재정부가 재무 위험기관으로 선정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무 위험기관으로 선정되면 정부 주도하에 고강도 체질 개선이 이뤄진다. 향후 LH는 내부의 자산 매각 및 고강도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꾸준히 펼치며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매출 27조 3459억원, 영업이익 5조 6485억원을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나쁘지 않은 수준의 실적이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꾸준히 향상되는 흐름이다. 직전년도인 2020년 실적만 살펴봐도 매출 24조 4335억원에 영업이익은 4조 3345억원으로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2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LH의 고질적인 문제는 높은 부채비율이라는 지적이다. LH의 부채비율은 꾸준히 200% 이상을 유지 중이다. 부채비율 200% 이상은 순자산인 자본총계 대비 부채가 두 배 이상이라는 의미다. 민간기업이 부채비율 200%를 넘을 경우 회사채 발행도 쉽지 않을 정도다.
LH의 부채비율은 2017년 306%, 2018년 282%, 2019년 254%, 2020년 233%, 2021년 221%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다만 200%의 벽을 아직 허물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부채총계는 138조8884억원, 자본총계는 62조7616억원이었다.
부채비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그 원인은 부채 총량이 줄어든 것이 아니다. 자본총계가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비춰졌다. 부채총계는 2019년 126조6800억원에서 2020년 129조7450억원, 2021년 138조8884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특히 부채비율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만한 자산은 모두 비유동자산인 투자부동산에 묶여있다. LH는 투자부동산으로 106조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서 건물이 102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 건물은 대부분 공공주택 임대사업 관련 자산이기 때문에 매각이 어렵다.
LH는 이달 20일부터 부사장 직속 'LH 혁신 태스크포스(TF)'와 '재무개선 TF' 운영에 나서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해당 조직은 경영 효율화와 재무건전성 재고에 우선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불필요한 사업을 축소해 재무건전성도 높이기로 했다. 대전충남 집단에너지사업이 첫 대상이다. LH는 대전 서남부 열병합발전시설과 충남 아산배방·탕정지구 복합화력발전시설 두 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유휴 자산의 추가 매각과 업무추진비·경상경비 절감 방안도 살펴볼 예정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외부 전문가 용역도 진행 중이다.
김현준 LH 사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강력한 혁신과 부채감축 등 재무건전성 확보를 통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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