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3나노미터(㎚) 공정 기반의 반도체 생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5일 경기도 화성캠퍼스 V1라인(EUV 전용)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날 행사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협력사, 팹리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사장)와 임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3나노 GAA 연구개발과 양산에 참여한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반도체에서 '나노'는 전기 회로의 선폭을 의미한다. 선폭 굵기가 미세해질수록 웨이퍼 한 장에 그릴 수 있는 전기회로가 더 많아져 생산성이 올라간다. 기존 파운드리 업체들은 4나노 공정 양산까지 도달한 상태로, 3나노 양산에 돌입한 건 삼성전자가 최초다. 대만 TSMC는 올 연말부터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에 앞서며 TSMC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를 향해 나아가겠다'라는 포부와 함께 3나노 GAA 공정 양산과 선제적인 파운드리 기술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경 사장은 "자사는 이번 제품 양산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한 획을 그었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핀펫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새로운 대안이 될 GAA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GAA는 트랜지스터에서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적이 윗면·앞면·뒷면 등 총 3면인 '핀펫(FinFET) 기술'과 달리 아랫면까지 포함해 모든 면에서 전류가 흐르는 구조다. 채널과 게이트가 만나는 면적이 넓어질수록 더욱 세밀한 제어가 가능하고 누설 전류를 줄일 수 있어 GAA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 받는다. 여기서 게이트는 전류가 드나드는 문을 의미하고, 채널은 전류가 흐르는 길이다.

삼성전자는 GAA 트랜지스터 구조 연구를 2000년대 초부터 시작했으며, 2017년부터 3나노 공정에 본격 적용해 지난달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이 적용된 3나노 공정 양산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 공정을 고성능 컴퓨팅(HPC)에 처음으로 적용하고, 주요 고객들과 모바일 SoC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치열한 미세공정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 업계, 소부장 업계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하며, "정부도 민간 투자 지원, 인력 양성, 기술 개발, 소부장 생태계 구축에 전폭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지난 21일 정부는 5년간 기업 투자 340조원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다.  ▲투자 지원 ▲인력 양성 ▲시스템반도체 선도기술 확보 ▲견고한 소부장 생태계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에서 시작한 3나노 GAA 파운드리 공정 제품 양산을 향후 평택캠퍼스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