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파라텍이 최대할인율을 적용한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 측은 부천공장 생산중단 및 서산공장 증축 관련 계약의 잔금 지급과 운영자금소요 등 자금조달의 시급성을 고려해 주주배정이 아닌 일반공모방식을 채택했다는 입장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라텍은 지난 22일 2530만주, 총 272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조달자금은 운영자금에 172억원, 시설자금과 채무상환자금에 각각 50억원씩 사용될 예정이다. 청약은 다음달 10~11일 이틀간 진행되며, 대표주관사는 유진투자증권이다. 청약 미달된 잔여주식은 미발행 처리된다.

이번 유상증자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기준주가에 대한 할인율 30%가 적용됐다. 신주발행가액은 1075원으로 책정됐으며, 이는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전거래일 종가 1630원 대비 34.05% 낮은 가격이다.

과도하게 낮은 발행가액에 기존 주주들은 불만이다. 회사의 주식을 시가 대비 한참이나 싼 가격에 매수할 권리가 외부인에게 주어짐에 따라 '역차별' 또는 '부당한 특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주주배정방식이 아닌 일반공모방식을 택함으로써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16조 3항과 제5-18조 1항에 따르면 회사는 정관에 따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최대 30%까지 할인율을 적용한 일반공모를 채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일반공모방식이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희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에 통상적인 자금조달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파라텍은 이번 유상증자 청약이 마감될 경우 주식수가 기존 5067만5379주에서 7597만5379주로 약 50%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휴림인프라투자조합의 지분율도 17.74%에서 11.83%로 크게 희석될 전망이다. 휴림인프라투자조합은 코스닥 상장사 휴림로봇이 지분 62.75%를 소유하고 있는 종속 투자기업이다. 다만 해당 투자조합은 경영참여보다는 투자금 회수가 목적인 재무적투자자(FI)로서, 금번 유상증자에 적극 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라텍 측은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채택하게 된 경위에 대해 "유진투자증권의 컨설팅을 참고해 보다 빠르게 자금조달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파라텍 관계자는 "유상증자 방식에 대한 주관사의 컨설팅에 따르면 제3자배정이나 주주배정방식을 선택할 경우 자금조달 시기가 2~3개월 늦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서산공장 증축이 완료단계에 접어들었고, 계약 관련 잔금지급 및 공장운영 등을 위한 자금조달이 시급해짐에 따라 불가피하게 일반공모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