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SK디스커버리가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매각했던 SK에코플랜트의 지분이 계약 만기를 넘기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계약이 이대로 종료되면 SK디스커버리는 PRS로 기관투자자에게 넘겼던 잔여 지분을 재매입 또는 재구조화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재매입이 어려운 만큼 변경계약 체결 등을 통해 계약을 연장하거나 새로운 주인을 찾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과정에서 전환우선주(CPS) 발행에 참여한 기관이 회사의 구주 일부(270만2702주, 매각 주식의 27.10%)를 매입했다. 해당 주식은 SK디스커버리가 PRS 방식으로 특수목적회사(SPC)에 매각했던 주식의 일부다.

SK디스커버리는 기관투자자의 구주 매입으로 1176억원의 차익을 확보했다. 2019년 PRS 계약 당시 SK에코플랜트의 장외 주식 가격이 주당 3만500원에서 주당 4만원 이상 오르면서 이에 따른 차익을 획득한 것이다. 당시 매각 주식은 997만989주로 주당 3만500원, 총 3041억원 규모였다.

PRS는 투자자가 해당 자산을 처분할 때 매각액과 최초 매수액의 차익을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기관투자자가 SK에코플랜트 지분을 매각할 때 주가가 매수액보다 높으면 그 차익을 SK디스커버리에 지급한다. 반대로 손실이 발생하면 SK디스커버리가 손실 금액을 보전해준다.

SK디스커버리가 SK에코플랜트 지분 매각 방식으로 PRS를 선택한 것은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 때문이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당시 SK에코플랜트의 2대 주주였던 SK㈜(44.48%)와 SK디스커버리(28.25%) 중 한 회사는 지분을 전량 매각해야 했다.

오래 전부터 건설업에서 손을 뗐던 SK디스커버리가 지분을 매각하려 했지만 당시 보유 주식 총액만 3000억원이 넘어 일괄 매각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회사는 매각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하고 해당 주식을 PRS 방식으로 SPC인 엠디드래곤1차, 엠디드래곤2차에 매각했다.

이후 SK디스커버리는 SK에코플랜트의 프리IPO로 PRS 지분을 일부 해소했지만 지난 6월 말까지였던 3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 잔여 지분을 다시 매입하는 등 새로운 형태로 보유주식 처분 방안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장 유력한 방식으로 거론하는 것은 엠디드래곤1차, 엠디드래곤2차가 회사의 상장 전까지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다. 상장 과정에서 다른 기관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국제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분을 보유한 SPC가 당분간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다"며 "현재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향후 진행할 IPO까지 상황을 지켜보다 추가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