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조원대를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현재 D램·낸드 모두 1주 수준의 재고가 쌓이는 등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엔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8%, 55.6%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가 13조 원대 분기 매출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최대 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2조 3766억원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에 D램 제품 가격은 하락했지만 낸드 가격이 상승했고, 전체적인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솔리다임의 실적이 더해진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솔리다임은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1단계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출범한 자회사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솔리다임 인수 전 낸드 점유율은 10% 초반"이었지만, 인수 후 올해 말 기준으로 20% 초반을 달성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그보다 높은 점유율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만에 4조원대 영업이익과 30%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했다. 주력제품인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4D 낸드의 수율이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전자기기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하반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오는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8~13% 가량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다. SK하이닉스 역시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PC, 스마트폰 등의 출하량이 당초 예측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에 공급되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고객들이 재고를 우선 소진하면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SK하이닉스는 현재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 모두 1주 수준의 재고가 쌓인 상태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재고 규모에 따라 내년 설비투자(CAPEX)를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기준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기간이 전분기 대비 1주일 증가했다"며 "하반기 재고 수준을 지켜보면서 내년 투자 계획을 검토할 것이지만 상당폭으로 CAPEX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청주의 신규 반도체 공장 증설 안건을 보류했다.

노 사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있지만, 그럼에도 메모리 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회사는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면서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