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앤비디자인이 한강그룹을 등에 업고 연매출 3배 규모의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한강그룹 관계사인 대한종건을 인수하며 부동산개발 관련 사업진출의 포석을 마련한 이후 첫 성과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약 400억원 규모의 단일판매ㆍ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전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건으로 각각 분양대행과 광고대행 용역계약으로 이뤄졌다. 계약상대방은 제니스홀딩스다.

분양대행 계약은 제니스홀딩스가 진행하는 경기도 의정부시 지식산업센터의 분양대행 업무에 대한 용역 제공이며, 계약규모는 약 35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에이치앤비디자인 매출총액 132억원의 266% 수준에 달한다.

광고대행 계약은 분양대행계약과 연계해 지식산업센터 분양광고 전반에 대한 용역을 제공하는 업무로 구성됐다. 지식산업센터 신축사업의 광고 기획 및 제작, 관리 등에 대한 제반 업무를 대행한다. 계약금 총액은 48억원이며 작년 에이치앤비디자인 매출총액 대비 36% 수준이다.

이번 분양ㆍ광고 대행 용역계약은 총 400억원 규모로 연매출 3배 수준에 이르는 대규모 계약이다. 본업인 스마트폰 액세서리 제조업 외에 마땅한 계속사업이 없던 에이치앤비디자인 입장에서는 일회성이라 하더라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계약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의 막후에서 최근 에이치앤비디자인의 경영권을 확보한 부동산개발 기업 한강그룹의 영업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개발 관련 경력이 전무한 회사가 연매출 수배에 달하는 대규모 용역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한강그룹은 누적 매출액 3조원, 수주잔고 10조원 규모의 부동산개발 전문회사다. '듀클래스' 브랜드로 공동주택, 지식산업센터, 근린상업시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성공적인 흥행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달 에이치앤비디자인의 대표가 한강그룹 부의장으로 교체되는 등 한강그룹의 경영권 확보 이후 신사업 추진 및 양사간 사업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실제로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지난 1일 대한종건 지분 100%(240만주)을 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대한종건은 자본금 120억원 규모의 주택건축·플랜트 기업이다. 사실상 대한종건 인수가 이번 용역계약 수주에 포석이 된 셈이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이 이번 용역계약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트랙 레코드를 추가할 경우 기업 차원에서의 계속사업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분양ㆍ광고 대행 관련 추가적인 용역계약을 지속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종건 인수 이후 관련사업의 첫 계약인 만큼 상징적인 트렉 레코드를 만들고 싶을 것"이라며 "상장사로서의 자금조달 기능과 한강그룹의 부동산개발 전문회사로서의 역량이 더해져 지속적인 시너지가 날 수 있을지를 보이는 일종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