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신세계그룹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올 2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온라인 투자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는 반면, 정유경 총괄사장이 책임지는 신세계는 백화점 뿐만 아니라 패션·화장품 성장세로 실적 개선이 전망되고 있어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 2분기 7조556억원의 매출과 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은 20.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76.3%나 감소한다. 

이마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은 '효자' 역할을 하던 자회사들이 죽을 쓴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지난해 10월 이마트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모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큰 역할을 했지만 올 2분기에는 원달러 환율 급등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SSG닷컴과 G마켓글로벌 등 온라인 플랫폼들도 공격적인 투자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SSG닷컴은 거래액이 전년보다 약 20%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이 발목을 잡고 있고, G마켓글로벌도 물류비 부담 등으로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플랫폼은 비용이 증가하면서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 모두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SCK컴퍼니(스타벅스)는 리오프닝 효과로 인한 매출 성장에도 원부재료 단가 상승과 각종 비용 증가 요인으로 이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세계에 대한 시장 전망은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에 따른 기대감으로 본업인 백화점 뿐만 아니라 자회사 실적도 성장세를 탄 까닭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2분기 매출액은 1조7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29억원으로 38.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효자 계열사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2분기부터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수입 패션 브랜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호텔 투숙률이 상승하면서 센트럴시티 실적이 회복하고 있으며 신세계까사도 손익분기점(BEP)에 가까워진 상태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백화점, 패션, 호텔 등 전 부문에서 매출이 성장하면서 이익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며 "백화점의 경우 객수 증가에 따른 성장세가 유지되고 패션 부문도 20% 후반 성장하며 명품 성장세를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장은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받아들 하반기 성적표 역시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중고로 인해 소비심리가 꺾이게 되면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에 덜 민감한 소비자층이 '럭셔리 소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엔데믹에 따른 여행객 증가세가 예상보다 가파르지 않은 만큼 하반기에도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자회사 실적에 따라 다른 길을 걸었지만 하반기에는 본업에서의 경쟁력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마트는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되면서 실적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백화점의 경우 고객층이 견고한 만큼 생각보다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