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테라젠바이오가 내달 DTC(소비자직접의뢰) 유전자검사 사업 등 유전자분석·헬스케어 사업을 떼어내 테라젠헬스를 신설한다.

9일 유전체분석업계에 따르면 테라젠바이오는 9월1일자로 개인유전자분석 서비스와 헬스케어데이터 사업 부문을 분할해 '테라젠헬스'를 신설할 예정이다. 테라젠바이오는 분할 이후에도 바이오·생명공학분야 연구개발 사업을 영위한다.

앞서 테라젠바이오는 지난달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회사 분할계획서를 승인했다. 채권자들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기간은 오는 22일까지며,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경우 이르면 내달 1일 테라젠바이오의 100% 자회사인 테라젠헬스가 신설된다.

테라젠바이오는 지난 4월 테라젠헬스의 모태가 될 '헬스케어랩'을 만들기도 했다. 개인유전자분석 서비스와 헬스케어데이터 사업을 영위하는 인력이 증가하자 헬스케어 관련 직원 30명을 판교 삼환하이펙스에 위치한 해당 사무실로 이전시킨 것이다.

테라젠바이오의 이번 분사는 코스닥 상장 준비를 위한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진행된다.

테라젠바이오의 주요 사업은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사업 ▲DTC 유전자검사 사업 ▲신약 개발 등이다. 테라젠바이오 관계자는 "세 가지 사업을 한꺼번에 영위하기에는 각 사업별 특징이 상이하고, 외부 투자 유치도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분사를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테라젠바이오는 NGS 사업을 통해 확보한 매출을 신약개발 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테라젠바이오는 지난해 124억원을 기록한 NGS 사업의 매출을 올해 200억원까지 높일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공모자금을 마련하면 개인맞춤형 암백신 등 신약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테라젠이텍스에서부터 만성적으로 적자를 냈던 DTC 유전자검사 사업을 떼어냄으로써 테라젠바이오의 재무상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테라젠이텍스에서 헬스케어·유전체 분석 사업은 21억원(2011년)→58억원(2012년)→33억원(2013년)→52억원(2014년)→39억원(2015년)→36억원(2016년)→4억원(2017년)→57억원(2018년)→36억원(2019년)→52억원(2020년) 등 2020년 5월 테라젠바이오 분사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해 왔다.

테라젠헬스는 향후 롯데헬스케어와 긴밀히 협업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7일 테라젠바이오와 유전체분석 서비스 기반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투자·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당시 롯데헬스케어는 테라젠바이오가 보유한 DTC 유전자검사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테라젠헬스는 롯데 헬스케어 플랫폼(LOTTE Healthcare Platform, LHP)을 론칭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헬스케어는 내년 4월까지 LHP를 론칭해 고객의 유전체와 헬스케어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 처방 결과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롯데그룹의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등과 연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롯데헬스케어가 테라젠바이오와 협업하기로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테라젠헬스가 LHP 론칭에도 당연히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롯데헬스케어가 테라젠헬스를 인수합병(M&A)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러한 전망은 롯데헬스케어의 신임 대표로 M&A 전문가인 이훈기 부사장이 선임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롯데헬스케어 측은 "M&A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