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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이대론 '에나콩콩'
딜사이트 이호정 산업1부장
2022.08.22 08:15:40
인기영합적이고 단선적 규제 폐지 부작용 초래, 상생할 수 있는 균형 찾아야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9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딜사이트 이호정 산업1부장] 친가와 처가 모두 본적(本籍)이 경남이다 보니 신박한 사투리를 종종 듣게 된다. 최근 여행 갔을 때만 해도 와이프의 얘기에 장모가 '에나'란 말을 연발, 방언사전을 찾아보니 '진짜 혹은 정말'이란 뜻을 가진 진주 사투리였다.


흥미로운 것은 에나에 감탄사 '콩콩'을 붙이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단 점이다. '에나콩콩'의 경우 상대방이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할 때나 비꼴 때 사용한다니 귀여운 어감과 달리 가진 뜻은 고약하기 그지없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나온 명대사 "너나 잘 하세요"와 엇비슷한 성격의 에나콩콩을 쓸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관련 소식을 접할 때마다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온다. 10년 간 지속돼 온 규제를 인기투표에 붙인 정부는 물론, 반대 목소리를 내는 소상공인들의 행태에도 답답함을 느껴서다.


이전 칼럼을 통해 여러 차례 다뤘다시피 현재의 대형마트는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에서 장사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오히려 상권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이는 정부와 소상공인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무수한 실증적 조사를 통해 입증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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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통학회 연구자료만 봐도 대형마트 폐점 1년 후 반경 0~1km에 있는 상권 매출은 4.8%, 2~3km 떨어진 지역은 2.7%나 줄었다. 아울러 대형마트 1곳이 폐점할 때마다 주변상권의 고용 인력이 429명씩 감소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서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주변 점포의 소비금액은 8~15% 줄어든 반면, 온라인 쇼핑과 식자재마트 이용금액은 7~3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누려야 할 대형마트 의무휴업 과실을 규제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난 또다른 기업이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을 정부와 소상공인 모두 잘 알고 있음에도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애써 외면하고 있는 모습에 에나콩콩을 읊조리게 되는 것이다.


모든 규제는 나름의 명분과 목표를 가지기에 무분별한 폐지는 지양돼야 한다. 또한 정책 목표와 효과를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인기영합적 혹은 단선적으로 처리할 때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란은 단순히 소비자가 원하는 생활밀착형 규제 완화 정도로 여긴 정부의 촌극(寸劇) 아닐까.


오는 24일 있을 대형마트 의무휴업 관련 정부의 후속회의에서 어떠한 의견이 나올지 모를 일이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기존 정책을 요란하게 뒤엎는 게 아닌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온라인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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