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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해 오세요"… 신생사의 설움
범찬희 기자
2022.08.23 13:00:19
②60페이지 심사신청서 '맨땅 헤딩', 500만원 심사비 내고도 '핀잔'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9일 14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를 향한 ETF(상장지수펀드) 운용사의 아우성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친시장적으로 분위기가 바뀌기기는 했으나 여전히 '갑'의 지위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국내 ETF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거래소가 시장 공급자인 운용사와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을 관리하는 한국거래소에 대한 불만은 중견‧중소운용사들 사이에서 특히 높다. 신규 상품 출시의 장벽이 기존 대형운용사들보다 높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 중견‧중소운용사들은 거래소가 운용사를 '귀찮은 민원인'이 아닌 비용을 내고 심사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자 동종 산업의 파트너로 바라봐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국내에는 총 22개 운용사가 ETF를 운용 중에 있다. 이 가운데 업계 '톱2'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체 시장(77조6311억원)의 79.64%(61조827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을 포함하면 대형사의 시장 점유율은 99.37%(77조1402억원)에 달한다. 중견‧중소형급인 14개 운용사의 점유율은 1% 남짓에 불과할 만큼 양극화가 뚜렷하다는 것이 ETF 시장의 특징이다.


비록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미비하지만 이들 중견‧중소형급 운용사는 국내 ETF 시장 발전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용한 알고리즘(대신자산운용), 기업의 R&D 능력을 기준으로 삼은 투자(현대자산운용) 등 유니크한 운용 기법과 섹터로 ETF 선택의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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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성과에서도 중견‧중소형급 운용사는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액티브형 ETF에서 벤치마크를 뛰어넘는 수익률 내며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처럼 중소‧중견 운용사는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활약 중이지만 업계가 느끼는 대우 수준는 그 역할에 못 미친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적잖은 중소‧중견운용사들이 ETF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거래소의 수동적 업무 태도로 인해 고생 아닌 고생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회사의 새 먹거리 창출이라는 미션을 성사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을의 설움을 버텼 냈다"고 토로했다. 


중소‧중견운용사는 ETF 상장의 첫 단추에 해당하는 상장심사신청서 작성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히기 일쑤다.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내놓으려면 약 60페이지에 달하는 상장심사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관련 샘플이 없다 보니 마케팅‧상품 담당자들이 시쳇말로 '멘붕'에 빠진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거래소에 작성법을 문의했는데 '알아서 채워 오세요'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타운용사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신청서를 작성해 갔더니 '왜 임의로 이렇게 썼냐'는 지적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동네 주민센터를 가도 주민의 편의를 위해 각종 문서를 작성하는 샘플이 준비돼 있는데 무려 60페이지 분량을 채워 넣으라고 하면서도 참고할 만한 자료 하나 마련돼 있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거래소가 안내하고 있는 ETF 상장심사신청 작성요령 중 일부.

한국거래소는 상장심사신청서 앞단에 작성요령을 안내하고는 있다. 하지만 3페이지에 불과한 작성요령은 신청서 작성에 막막함을 느낄 운용사에 도움을 주기 보다는 경고성에 가까운 주의사항으로 채워져 있다. ▲애매모호한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내용을 생략하거나 누락하지 말 것 ▲재무관련 자료는 반드시 엑셀프로그램을 사용할 것 ▲최초 사업년도 일수록 좌측에 배열할 것 등이다. 이러한 요건을 고려해 운용사는 ETF 상품의 법적 적합성, 계속성, 투명성 등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를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이들 중소‧중견급 운용사는 상당한 비용을 내고 심사를 받는 만큼 거래소가 운용사를 ETF 산업의 발전을 위해 동행하는 파트너로 인식해 좀더 상세하고 친절한 업무 지원이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 


현재 운용사는 ETF 상장을 위해 거래소에 사전심사를 받으며 심사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상장적격성 심사, 금융위원회 신규등록, 신규상장 신청서 제출, 신규상장 거래개시를 거쳐 최종적으로 ETF가 상장될 때는 수수료 명목으로 33만원이 추가로 든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533만원이라는 비용을 내는데도 귀찮은 민원인과 같은 취급을 당하는 느낌이 들어 서글프다"고 하소연했다. 거래소의 다소 불친절한 업무 지원이 중소운영사가 신규 금융투자상품을 출시하는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운용업계는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되고 있는 분위기라는 점에서는 다소 위안을 삼았다. 거래소와 오랜 인연이 있는 대형사 쪽에서는 "거래소의 ETF 담당자가 운용사를 대하는 태도나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해당 업체의 관계자는 "과거에는 ETF 상장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의 마케팅이나 상품팀 실무자를 불러 모아 놓고 이런저런 지적성 발언을 했다"며 "최근 거래소 내 ETF 상장을 담당하는 임원이 바뀌고서 부터는 거래소 직원의 자세가 친절하게 바뀐 편"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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