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박셀바이오가 다발골수종 치료제 'Vax-DC/MM'의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했다. 자금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었던 만큼 파이프라인 정리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박셀바이오는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을 대상으로 한 '수지상세포와 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 또는 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을 비교하는 무작위 임상 2a·b상 연구'(Vax-DC)를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박셀바이오는 다발골수종 치료제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해당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타당성과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해당 임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17년 8월(임상 2b상), 2019년 4월(임상 2a상) 승인을 받았지만 최근까지 개시되지 않았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임상을 조기 중단한 파이프라인은 최근 몇 년간 (임상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해당 임상으로 흘러 들어간 자금도 없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해당 임상을 오래 전 종료했던 셈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자금 상황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임상 가지치기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박셀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현금성자산 236억원(단기금융자산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는데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넉넉치 않은 수준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도 "자금 때문에 진행 중이던 임상을 종료하는 바이오업체들도 적잖다"며 "박셀바이오 입장에선 다발골수종 치료제 임상을 지속할 경우 다른 파이프라인 임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해 조기종료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박셀바이오는 이번 임상 조기 종료를 통해 연구개발 역량을 주력 플랫폼 개발 부문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연 살해 세포치료제(VaxNK/HCC 등)와 Vax-DC 플랫폼을 대체하는 'Vax-CAR' 치료제 플랫폼에 집중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해당 플랫폼의 수익성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파이프라인 재정비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