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엔지켐 관계자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근 발행예정주식수를 1억주로 10억주로 확대키로 결정했다"며 "이는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상증자로 불리는 자본전입은 대표적 주주친화정책이니 만큼 발행주식총수 확대가 미래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주주들이 정확히 인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엔지켐은 지난달 구주 1주당 신주 5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무증으로 내달 신주가 상장되면 발행주식총수가 1404만8013주에서 8428만8078주로 늘어난다. 따라서 자본전입 기회를 늘리기 위해 발행주식총수가 1억주에 육박하기 전 추가 확대에 나서게 된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엔지켐 역시 시장의 이러한 전망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무상증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굉장히 많은 회사"라며 "무상증자를 할 수 있는 재원의 10% 정도만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자본전입의 여력이 지금도 많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엔지켐 계획대로 다음달 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번에 발행주식총수가 확대되면 각종 종류주식의 발행한도도 늘릴 계획이다. 

일단 우선주의 발행한도가 2500만주에서 1억주로 늘리고 상환주식, 전환주식, 무의결권 배당우선주, 상환전환주식의 발행한도는 1000만주에서 1억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엔지켐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할 수 있는 여력을 쌓을 계획이다. 향후 투자 유치나 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게 된 셈이다.

엔지켐 측은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하지 않지만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부연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발행주식총수 확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전략적 제휴나 자본 확충이 필요할 때를 대비한 길을 열어두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엔지켐의 이번 무상증자로 KB증권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월 엔지켐이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대량 발생한 실권주(380만9958주로)를 떠안으면서 엔지켐의 지분율 27.97%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문제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KB증권이 손익과 무관하게 엔지켐 보유 지분율을 낮춰야 한단 점이다. 

이에 KB증권은 지난 17일 무상신주 835만8255주를 취득한 후 22일 167만1651주를 장내 매도해 85억원을 챙겼다. 나아가 지난달 29일부터 장내 매도한 수량(94만4156주)까지 포함하면 310억원어치의 지분을 팔았다. 그 결과 KB증권의 지분율은 22일 기준으로 9.85%까지 떨어졌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도 KB증권에 엔지켐 지분율을 줄이라고 권고했던 걸로 안다"며 "KB증권이 무상증자로 거래량이 늘면 빠르게 엑시트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