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이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엘리나' 지분 31%를 취득했다. 현지 인플로언서를 통한 SNS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끌어 올리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 시장에선 엘리나의 '프리코(FREECO)' 플랫폼을 통해 일본시장에서 아모레G의 인지도 상승 및 화장품 판매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 중이다. 

아모레G는 지난 2분기 아모레퍼시픽(10.7%)과 티비티글로벌성장제2호투자조합(20.7%, 이하 TBT2호)을 통해 '엘리나' 지분 31.4%를 확보했다. TBT2호는 K컬처 펀드로, 아모레G가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세운 투자 조합이다. 펀드나 투자 목적의 법인으로써 벤처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동시에 지분 투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TBT2호는 앞서 2021년 4월 엘리나의 시리즈A에 투자자로 참여했고, 올 2분기에 1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아모레G가 투자한 엘리나는 2020년 일본 내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일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화장품 신제품 출시 소식과 인기 제품에 대한 성분 정보를 제공하는 뷰티 플랫폼 '프리코'를 출시했다. 해당 플랫폼은 7만개 이상의 한국 화장품 성분 정보, 화장품 인기 순위, 뷰티 관련 질문 답변 커뮤니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엘리나의 프리코를 활용한 아모레G의 이 같은 행보는 일본 시장에서 최근 K-뷰티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국내 화장품의 일본 수출액(관세청 통계)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약 7억9950만달러(1조400억원) 규모였고, 올 1~7월은 4억6672만달러로 2019년 수출 실적(4억805만달러)을 뛰어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엘리나를 통한 아모레G의 일본 공략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단 전망도 시장 일각서 나오고 있다. 설화수가 일본대표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재팬'에 입점하는 등 일본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 되고 있는 데다, 헤라 등 아모레G의 다른 브랜드 역시 프리코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G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사업 모델을 테스트 하기 위해 엘리나의 지분에 투자했다"며 "한국 화장품이 일본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프리코를 보다 고도화 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엘리나는 지난해 2억2900만원의 매출과 8억4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24배나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7억3000만원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엘리나가 내실 없는 외형 성장만 하고 있기에 아모레퍼시픽이 RCPS 투자만 단행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황에 따라 보통주 전환 또는 원금과 보장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앞서 회사 관계자는  "엘리나가 사업 초기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나쁠 수는 있다"며 "아모레G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케팅 활동 외에도 양사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