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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적기(適期)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2022.09.01 09:00:2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07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출처/벤처캐피탈협회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주식 시장에 바닥을 확인하고 사라는 격언이 있다. 주가가 하락세일 때 무턱대고 계속 주워 담지 말라는 말이다. 지수든 주가든 바닥에서 충분한 거래량을 동반한 장대 양봉이 나온 뒤, 추이를 보며 천천히 매집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게 골자다. 


'바닥 확인'. 사실 말은 쉽다. 그런데 누가 바닥을 바닥이라고 정확하게 알겠는가. 막상 매매를 하면 어렵다. 내가 사는 종목은 더 그렇다. 잘 나가던 주식이 내가 사기만 하면 바닥을 뚫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뼈아픈 경험'은 시장에선 꽤 일상적이다. 지하층은 항상 깊다.


올해 증시 상황에 이런 경우는 빈번했을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꾸준히 보유물량을 덜어 내는데 개인만 열심히 선물, 현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주워 담았다. 결과는 처참했다. 지난해 3300을 넘어서기도 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한때 23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실적은 예년과 별반 차이 없는데, 주가가 반토막 난 종목이 수두룩 했다. 코스닥 업체의 타격은 더 컸다. 시장 주목도가 떨어지는 업종은 3분의 1 이상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적어도 지난달까진 파생상품 숏포지션·풋옵션 플레이어들에게만 신난 시장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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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시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공개(IPO) 회수시장이 얼어붙자 신규 투자가 메말랐다. 그나마 시리즈B·C 등 중후기 투자는 기존 투자자들이 후속자금을 대며 심폐소생을 해주는 경우도 일부 있었지만, 시리즈A 이하 초기단계 투자는 그야말로 전멸에 가까웠다. 


반년 이상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벤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바닥'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규모 벤처펀드가 워낙 많이 조성돼 있던 터라, 이 실탄을 집행해야 하는 시기를 조율하는 게 필요했다. 어차피 쓸 돈이라면 웬만하면 더 아래에서 쓸어담고 싶을 터였다.


주식 시장과 달리 벤처투자 시장에선 '바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요인들이 있다. 일단 수급적 측면이다. 벤처펀드는 무턱대고 '개점휴업' 하기 어렵다. 펀드 투자기간이 대부분 4년 내외이기 때문에 '잠시 소나기만 피한 뒤'엔 집행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증시가 나쁘면 공모펀드는 투자자가 대폭 줄어든다. 좋든 싫든 좀 쉬었다 가게 되는 셈이다. 반면 모태펀드 등이 출자해 조성하는 벤처펀드는 증시환경에 따라 갑자기 예산이 줄진 않는다. 벤처캐피탈은 신규 펀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기존 펀드소진은 필수다. 


벤처기업 밸류에이션 변화도 주목할 만한 신호다. 물론 투자 침체기에 '펀딩 규모'와 '밸류'를 좀 낮춘 것 만으로 바닥을 확신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사업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이름있는 벤처들이 직전 포스트밸류 보다, 더 싼 가격대로 펀딩에 나선다면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현 시장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올 초부터 거품이 빠지며 바이오·커머스·플랫폼 업체들이 생사기로에 몰렸다. 끝까지 살아남은 곳은 최근 파격적 밸류조정에 나서고 있다. 프리밸류 1000억원을 제시했던 A사는 현재 300억원으로 낮춰잡고 펀딩 중이다."


상반기 벤처펀드 출자사업에서 운용사로 선정된 업체들이 잇따라 결성을 마무리 하는 추세다. 이렇게 새로 조성되는 펀드만 1조원을 훌쩍 넘는다. 기존 소진하지 않은 대기자금은 수조원대로 추산된다. 언젠간 결국 시장에 뿌려질 돈이다. 투자를 미룰수록 경쟁은 치열해 진다. 


한달 새 증시 반등으로 살며시 고개를 들었던 '바닥론'도 다시 찾아온 조정으로 무색해 지는 모습이다. 일단 환율과 금리가 모두 부정적이다. 이밖에 다양한 돌발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단기간 내 강한 거래량을 동반한 매수세가 주식시장에 등장하기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벤처투자 시장은 호흡법이 길다. '하이 리스크-리턴' 모험자본에 조정이 주는 의미는 제한적이다. 언제나 그랬듯 결국 시장은 안정을 되찾는다. 정책자금이란 큰 줄기를 따라 민간과 개인이 움직이는 대원칙은 견고하다. 전자가 먼저 꿈틀댔다. 투자 적기에 다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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