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출범 이후 5번째 유상증자로, 이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자본금은 총 1조1000억원이다. 초기자본금 2500억원에 이를 더한 총 납입자본금 규모는 1조3500억원으로 늘어났다.

토스뱅크의 자본금 조달 속도는 기존 예상보다 4년이나 빨라졌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5년 동안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1조원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간으로는 2000~3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대출 영업 재개 이후 빠르게 대출을 확대하면서 자본적정성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의 BIS비율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BIS비율은 은행 건전성을 나타내는 수치로,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 말 36.71%였던 토스뱅크의 BIS비율은 올해 2분기 말 10.52%까지 하락했다. 케이뱅크가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로 유상증자에 실패해 신규 대출을 중단했을 당시 BIS비율은 10.62%였다. 

이처럼 BIS비율이 위험 수준까지 떨어지자 토스뱅크는 올해 6월 29일과 7월 28일, 8월 30일 세 차례 총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잇단 유상증자에 따라 토스뱅크의 BIS비율은 8월 말 13.4%까지 가까스로 올랐다. 다만 지난 1분기 17개 은행의 BIS비율 평균 15.52%는 크게 밑돌았다.

토스뱅크의 BIS자기자본비율은 중저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확대하면서 빠르게 하락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연말까지 가계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을 42%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올해 8월 말 중저신용자 비중은 39%로 빠르게 목표 수준까지 올라섰다.

금융위원회는 토스뱅크가 출범 초기인 점을 고려해 시중은행에 적용되는 은행 건전성지표 국제기준인 '바젤Ⅲ' 규제 적용을 2023년으로 유예했다. 현재 토스뱅크에게 적용되는 바젤Ⅰ기준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BIS비율 규제는 8%다. 현재 BIS비율 상 올해까지는 대출 확대에 주력할 자본 여력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공급을 꾸준히 늘려야 하는 상황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으로 여신규모 확대에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제적인 자본적정성 제고 필요성은 여전히 큰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규정 상 바젤Ⅲ를 적용받는 은행은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을 각각 10.5%, 8.5%, 7% 이상 유지해야 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BIS비율 제고를 위해 자본 조달이 필요했다"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42%를 맞추는 데 있어 추가적인 자본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다면 추가 자본 조달을 고려하겠지만 구체적인 금액과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