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지난해 GS리테일이 야심차게 단행한 인사 전략이 실패로 돌아갔다. 신사업 강화를 위해 외부 인재를 수혈하고 과거 수퍼부문 흑자전환을 이끌었던 임원진을 3년 연임키로 결정했지만, 해당 사업부 성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 올 연말 임원인사에서 신사업·수퍼부문 임원진들이 대거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시장 일각서 나오고 있다. 

GS리테일의 작년 인사 핵심 키워드는 '신사업 강화'였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퀵커머스 사업을 시장에 연착륙 시키기 위해 디지털 전문성이 높은 외부 인재를 요직에 배치하는 것. 이에 GS리테일은 연말 임원인사에서 AK플라자 마케팅전략본부장 출신 이한나 상무를 디지털커머스 전략부문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올 초에는 윤영선 전 롯데정보통신 데이터거버넌스 본부장을 데이터플랫폼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아울러 GS리테일은 수퍼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임원진 3명(정춘호 전무, 천인호∙곽용구 상무)을 3년 연임(2020~2022년)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들이 2020년 수퍼사업 부문의 흑자전환(-377억원→126억원)을 이끌었던 만큼 올해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내다봐서다. 

하지만 GS리테일의 이 같은 인사전략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올 상반기까지 수익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GS리테일이 지난해 퀵커머스 사업 확장을 위해 지분 투자를 단행한 5개사(요기요, 메쉬코리아, 어바웃펫, 쿠캣, 펫프랜즈)만 봐도 올 상반기 122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GS리테일이 이 기간 기록한 순이익이 503억원에 불과하단 점을 고려하면 편의점(560억원), 홈쇼핑(512억원) 등의 사업부에서 벌어다 준 이익 대부분을 신사업이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수퍼사업부문도 침체에 빠져 있다. 해당 사업부는 올 상반기 5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3%나 감소했다. 편의점과 식자재마트에 밀려 시장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데다 퀵커머스 사업과의 시너지 발현을 위한 마케팅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보니 수익 창출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GS리테일이 올 연말 임원인사에서 해당 사업 부문 임원진을 대거 교체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시장 일각서 나오고 있다. 이들의 부진으로 인해 기존 핵심 사업부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빠른 인적 쇄신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신사업 부진이 기존 사업 발목까지 잡고 있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 위기라고 느낄 만하다"며 "외부 수혈의 경우 단기 사업 성과를 위해 단행하는 것인데, 실적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면 신사업 관련 인사들이 1년 만에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한 사업부 임원진 전체를 3년간 연임했다는 것은 회사가 해당 부문에 많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다만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 올 연말께는 경쟁력을 더욱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체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사업 부문 역시 오너 4세 허치홍 상무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데다 올 상반기까지 수익성 측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올 연말 인사에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