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심두보 기자] 무슨 일이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이하 벤츠)와 합작법인을 설립합니다. 두 기업은 합작법인을 통해 유럽에서 전기차 밴을 함께 생산할 예정인데요. 현금이 부족한 리비안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라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리비안은 8일(현지시간) 메르세데스 벤츠의 밴 사업부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작법인은 50 대 50의 비율로 이뤄질 것이며, 협상 타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확한 생산 계획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합작법인은 향후 2~3년 내에 유럽에 있는 기존 벤츠 공장 인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새로 설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신규 공장은 리비안과 벤츠가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구체적으로 이 공장에서는 두 종류의 대형 전기차 밴이 양산될 예정인데요. 우선 벤츠의 전기차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첫 번째 전기차 밴을 생산한 이후, 리비안의 라이트 밴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2세대 전기차 밴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벤츠의 마티아스 가이젠 CEO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밴의 생산에 대해 많은 전문지식을 갖고 있고, 리비안은 전기차 제조를 위한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합작법인은 쌍방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그래서?

이번 공동전선은 리비안에게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리비안은 최근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실적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지난 2분기에는 무려 12억 달러의 현금을 태우면서 흑자전환까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죠. 이에 따라 리비안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벤츠와 함께 공장을 짓는다면 비용을 분담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머물러있었던 리비안에게는 유럽 내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예요. 리비안이 이번 기회를 이용해 다시 한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주가는 어때?

리비안 주가는 8일(현지시간) 전일대비 10.92% 급등한 36.8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벤츠와의 합작법인 설립 소식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투자심리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장 초반 급등했던 주가는 오전 11시경 하방압력을 받았으나 이후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다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리비안 주가는 올해 들어 크게 조정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이죠. 리비안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4.10% 하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습니다. 한때 100달러를 넘어섰던 주가는 30달러 대에 머물고 있고요. 게다가 월스트리트에서는 리비안이 과거 테슬라처럼 드라마틱한 반등을 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이번 소식은 분명 호재지만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