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모델솔루션이 기업공개(IPO) 흥행을 위해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예심) 청구 시점보다 목표 기업가치를 낮추고 상장 직후 유통가능한 주식 수(유통가능물량)을 최소화해서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유해 성장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델솔루션은 오는 19~20일 이틀간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100만주로 240억~270억원을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4000~2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일반 공모청약은 26~27일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모델솔루션이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델솔루션이 지난 4월 예심에서 제시한 공모가 희망밴드(2만6000~2만9000원)보다 몸값을 낮춰서다. 무리하게 기업가치를 높이기보다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상장한 뒤 기업가치 상승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모델솔루션은 기업가치를 책정하기 위한 비교기업 선정에서부터 공들인 모습이다. 모델솔루션은 프로토타입(시제품)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장사 중에서는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진 기업이 없어 미국 프로토랩스(Proto Labs Inc)와 벨기에 머티리얼라이즈(Materialise NV)를 비교기업으로 꼽았다.

모델솔루션은 최근 4개 분기(2021년 3분기~2022년 2분기) 순이익 77억원에 프로토랩스와 머티리얼라이즈의 평균 조정주가수익비율(PER) 33.29배를 적용, 적정 기업가치 2570억원을 도출했다. 대신, 비교기업이 해외업체인 데다 모델솔루션보다 순이익이 5배가량 높은 만큼 할인율을 올해 코스닥 상장기업 평균(37.45~23.43%)보다 높은 40.28~32.82%를 적용했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도 최소화했다. 모델솔루션의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상장예정 주식(639만6700주) 중 15.23%(97만4393주)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지분 75%(402만5020주)를 보유하고 있고 전량 신주모집에 나선 덕분이다. 크레센도 에쿼티파트너스와 코너스톤 등 재무적 투자자(FI)들도 보호예수 1개월을 체결했다.

모델솔루션이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수한 현금창출력이 지목된다. 모델솔루션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11억원, 영업이익은 89억원으로 전년대비 9.8%,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43억원에서 74억원으로 72%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 35억원을 거두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세부 실적 지표도 눈에 띈다. 모델솔루션의 최근 3년(2019~2021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13.8%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80억~9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69억원에서 12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체 자금 확보 여력이 충분한 만큼,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해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IPO에 나서는 기업에 기업가치 책정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할 것을 주문하면서 정정신고서 제출이 빈번해지고 있는데 모델솔루션은 이를 피했다"며 "적자 상태에서 IPO 나서는 기업과 비교해 자금조달 여력이 충분해 공모가를 낮출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