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부광약품이 신약개발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연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자금 확보를 위해 IPO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최근 변경된 기술평가 심사제도가 빨라도 올해 말은 돼야 도입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추진 시기를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부광약품 관계자는 "콘테라파마의 기업공개는 상장 규정이 개정되는 대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기술성 평가 등 구체적인 추진 방향은 개정안 도입 이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테라파마는 부광약품이 2014년 약 34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덴마크 소재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기업이다. 이 회사는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 등 운동장애와 관련된 치료제 개발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현재 JM-010의 경우 미국 유럽 등지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금액이 투자되는 만큼 이를 위한 자금확보가 필수다. 콘테라파마는 지난 2018년부터 3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2018년에는 콘테라파마 임직원을 대상으로 6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2019년에는 시리즈A 투자(30억원)를, 2020년에는 시리즈B 투자(352억원)를 각각 유치했다. 시리즈B 당시에는 158억원 규모의 구주매출을 단행하기도 했다. 잇단 외부 펀딩으로 인해 부광약품의 지분율은 기존 100%에서 71.2%로 줄어든 상태다.

모회사인 부광약품의 연구개발(R&D)비 확대도 콘테라파마의 신약개발 비용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부광약품은 연결기준 연구개발비로 2019년 216억원, 2020년 228억원, 2021년 272억원을 투입했다. 매년 연간 매출 대비 13%에 해당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행보다.

시리즈B 투자까지 성공적으로 유치한 콘테라파마는 최종적으로 IPO를 통해 대규모 신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했다. 같은해 7월에는 기술성 평가를 신청했으나 높아진 심사기준 등으로 고배를 마셨다. 당시 콘테라파마는 6개월 내 기술평가에 재도전하겠단 방침을 세웠으나 개정된 기술성평가제도가 새롭게 도입됨에 따라 IPO 계획을 잠정 유보한 바 있다. 

거래소는 바이오사업 등에 특화된 기술성평가제도를 이르면 올 연말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달 평가기관별로 표준화된 평가항목을 개발했고, 올 하반기 보완과정을 거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기술성평가제도는 국내 평가기관(TCB·국책연구기관) 가운데 2곳에서 각각 A, BBB 이상의 평가를 받으면 상장 신청을 접수할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콘테라파마의 상장 추진도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콘테라파마는 심사기준이 더 까다로워져도 기술성특례상장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며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자금확보가 시급한 만큼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콘테라파마는 올 상반기 매출없이 4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3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보다 악화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