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은 박 회장이 지난달 3일 신청한 JC파트너스의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민원에 대해 '주장 상이 및 증거 불충분'으로 처리 완료했다. 박 회장이 제출한 진정서와 JC파트너스의 답변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서류상으로는 법률 위반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향후 현장검사를 진행할 지 여부에 대해선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이 제기한 민원은 JC파트너스가 이면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박 회장은 투자 당시 JC파트너스가 조성하는 400억원 규모 프로젝트 펀드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해 200억원을 출자했다. 출자확약서상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에 주식 현물분배를 박 회장이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 JC파트너스가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PEF 정관상 전 사원 동의를 거쳐야 하나, 이를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다.

반면 JC파트너스는 이면계약은 없었고 박 회장에게 정관 내용을 보여줬다고 정면으로 반박한다. 박 회장이 출자확약서 작성 시점에는 후순위 투자자로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이후 중순위 투자자로 변경됐고 이에 따라 바뀐 정관에 박 회장이 확인 후 서명까지 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주식 현물분배를 위해 사원총회를 열고 사원들의 의사를 묻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모두 거쳤기 때문에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박 회장이 제기한 민원내용을 토대로 JC파트너스에 대한 사실조회 등을 했으나 양측의 주장이 엇갈려 서류상으로는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부검토 후 현장검사 실시 여부를 결정하긴 했지만 외부에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검사를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해도 현재 예정된 일정들이 많이 밀려 있어 당장 진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금감원의 조치와 별개로 소송 진행을 예고하며, 분쟁이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박 회장은 출자확약서 내용을 토대로 JC파트너스의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한 소송을 이달 안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법무법인 율우를 법률 대리인으로 지정하고 내부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반면 JC파트너스는 박 회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급적 언급을 피했지만, '증거 불충분'이라는 답변을 받은 만큼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JC파트너스의 법률 대리인은 법무법인 광장이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형 법무법인 관계자는 "법무법인의 규모 차이가 판결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가 클수록 경험과 이해도, 네트워크 등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관점에서는 JC파트너스가 좀 더 많은 사전 준비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금감원의 답변도 JC파트너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