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어군탐지기 등 해상전자장비 전문업체 삼영이엔씨가 주가 반등에 힘입어 전환사채(CB) 상향 리픽싱(시가변동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을 받게 됐다. 삼영이엔씨는 주식으로 전환하는 물량이 축소돼 주식가치 희석 부담을 덜었고, 재무적투자자(FI)들도 상향 리픽싱 한도를 초과하는 주가 흐름에 차익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영이엔씨는 지난 16일 200억원 규모의 2회차 전환사채(CB) 전환가액조정을 공시했다. 전환가액은 6015원에서 7365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자본시장에서 CB의 상향리픽싱 의무화는 올해부터 도입됐지만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가 올해 들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실제 전환가가 상향되는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 그만큼 이번 삼영이엔씨의 리픽싱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영이엔씨의 2회차 CB 역시 올해 3월 16일 전환가액 7365원을 기준으로 납입된 후 한 차례의 하향조정을 겪었다. 계약에 따라 3개월 단위 조정에 의해 지난 6월16일 전환가가 6015원이 됐다가 이번에 최초계약 수준으로 원복됐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하향리픽싱의 하한은 최초전환가액의 70%, 상향리픽싱의 상한은 최초전환가액으로 설정된다. 전환가액이 조정된 이달 16일 종가 기준 삼영이엔씨 주가는 8140원을 기록하며 전환가를 10.52% 상회했다.
이처럼 상향리픽싱 한도를 초과하는 삼영이엔씨의 주가는 지난달 4~8일 3거래일(6, 7일 휴장) 동안 눈에 띄게 올랐다. 이 기간 거래량을 보면 ▲8월4일 261만4442주 ▲8월5일 204만3825주 ▲8월8일 214만4221주로, 3거래일간 680만2488주를 기록했다. 직전 3거래일(1~3일) 거래량 합계 16만3687주의 41.55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주가는 같은달 3일 5670원에서 8일 7540원으로 마감해 33% 뛰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기간 메타버스 플랫폼 TVM과의 인수합병(M&A) 소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영이엔씨는 1978년 설립 이래 선박통신장비, 항해장비 등의 선박전자장비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해온 기업이다. 최대주주는 황원 전(前) 각자 대표이사(지분율 25.24%)로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29.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영이엔씨는 지난달 12일 TVM의 최대주주 지분 인수 및 신규 유상증자를 위한 투자협약식을 체결하며 사실상 신사업으로의 사세 확장을 본격화했다. TVM은 스포츠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스페인 축구 리그인 라리가(LaLiga)와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을 독점적으로 체결한 공식 파트너사다.
삼영이엔씨 측은 "TVM과 함께 글로벌 스포츠 메타버스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리픽싱 상한을 초과함에 따라 CB에 투자한 FI들의 차익실현 가능성도 높아졌다. 삼영이엔씨 2회차 CB에 투자한 FI는 신한금융투자, 한양증권, 이브이오리서치, 19개 사모펀드(PEF)로 구성됐다. 이들의 전환권행사는 내년 3월 16일부터 가능해진다. 전량 전환시 현재 총주식수의 21.02% 수준인 271만5546주의 신주가 발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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