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2차전지 분리막 전문기업 더블유씨피(WCP)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 탓에 공모 철회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공모가를 6만원으로 대폭 낮추며 잔여 일정을 완주한다는 계획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WCP는 지난 14~15일 이틀간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33.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는 참여한 기관 투자가 759곳 중 88.1%가 공모가 희망밴드(8만~10만원)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했다. 의무보유 확약 비중은 5.80%를 기록했다.

WCP는 공모가를 6만원으로 최대 40% 낮추고 20~21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 720만주를 유지하는 대신, 구주매출 물량을 18.4%(165만9656주)에서 2.4%(17만2836주)로 줄였다. 일반투자자 몫으로는 180만주를 배정했다. 공동 대표 주관사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인수회사 삼성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코스닥 상장일은 다음달 30일이다.

WCP가 상장 일정을 마무리하면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두 번째 회사가 된다. WCP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2조218억원이다. 공모 규모도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에 이어 2위(4320억원)다. WCP는 공모자금 전부를 전기차·배터리 시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내외 생산설비 확충에 사용할 계획이다.

최원근 WCP 대표는 "확정 공모가가 희망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은 있지만, 참패로 여기지 않는다"며 "회사 강점과 주관사의 노력으로 4000억원 이상의 공모에 성공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느끼며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WCP는 지난 2016년 설립된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2차전지 분리막 개발 및 생산 전문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2세대 코팅 습식 분리막이다. 최대주주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더블유스코프코퍼레이션(W-Scope Corporation)이다. 더블유스코프코퍼레이션은 최원근 WCP 대표가 일본 내 영업과 자금조달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