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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 콤플렉스에 빠진 오뚜기
이호정 생활경제부장
2022.09.26 08:02:53
원가 인상에 따른 가격인상 자연스런 일, 갓뚜기 강박 벗어나야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호정 생활경제부장] 지난 16일, 오뚜기가 낸 '라면값 인상' 보도자료 때문에 식품업계가 떠들썩했다. 이례적으로 경쟁사를 '공개 저격'한 부분이 입방아에 오른 것.


이날 오뚜기는 "농심은 9월 15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올렸고, 팔도는 10월 1일 부터 평균 9.8% 인상한다고 밝혔다"며 "2008년 이후 라면 4사의 가격 인상은 오뚜기가 2회로 가장 적었고 농심과 팔도가 각각 4회, 삼양식품이 3회 인상했다"는 내용을 보도자료 말미에 담았다.


통상의 기업 보도자료는 자사에 관한 사항만 담거나, 경쟁사를 언급하더라도 이니셜 등으로 처리하는 게 관행처럼 이뤄져왔다. 더욱이 보수적 색채가 짙은 식품업계의 경우 이마저도 생략, 추정의 여지를 특정성분으로 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뚜기의 보도자료가 파격 그 자체였기에 동종업계에서 쓴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실 이번 논란은 오뚜기 스스로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 농심과 팔도 등 동종업계가 앞서 소맥과 팜유 등 원재료 가격부담을 이유로 라면값을 올렸고, 나머지 식품 영역에서도 도미노 인상이 이뤄지고 있던 터였다. 굳이 경쟁사를 언급하지 않았다면 오뚜기의 라면가격 인상 보도자료 역시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됐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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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오뚜기는 왜 이러한 보도자료를 내게 됐을까. 착한기업 콤플렉스 때문 아닐까.


오뚜기는 창업주 故 함춘호 명예회장의 선행(30여년간 심장병 어린이 5000여명 후원, 비정규직 거의 없는 회사)에 이어 함영준 회장이 1500억원의 상속세를 성실히 납부하고 라면값을 13년간 동결하는 등 착한 자본주의를 실천, 언젠가부터 '갓뚜기(god+오뚜기 합성신조어)'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함 회장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마련된 첫 기업인 간담회에 재계순위 100위권 밖 중견기업 오너(15명 초청, 나머지 1~14위) 중 유일하게 초청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고 칭찬해 대기업 총수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오뚜기의 착한기업 콤플렉스는 이때부터 시작된 게 아닐까 싶다. 창업주 시절부터 당연하다 여기며 소리 소문 없이 해왔던 일들이 어느샌가 타의에 의해 '착한'이란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회사의 경영방향까지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든 것으로 보여져서다.


여기에 오뚜기의 지배구조가 당시(2017년)만 해도 '오뚜기→오뚜기라면 등 계열사→오뚜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였고, 일부 계열사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상회했다. 이로 인해 뭇매를 맞았던 오뚜기 입장에선 작년(11.9%)에 이어 올해(11%)도 두 자릿수 라면값 인상에 따른 착한기업 이미지 훼손과 질책이 두려웠기에 경쟁사를 물고 늘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고 제품이나 서비스 본질에 충실하면 된다. 또한 원가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을 올리는 건 너무나 자연스런 결정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뚜기의 이번 보도자료는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지금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 중인 오뚜기가 이제는 갓뚜기 강박에서 벗어나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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