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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안먹는데...가격만 오르네
박성민 기자
2022.09.29 07:46:29
출산 인구 감소, 판매가 인상으로 소비 줄어...가격 줄다리기 여전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8일 07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흰우유 1리터(ℓ)에 3000원' 현실이 목전에 다가왔다. 지난 26일 시작된 낙농가와 유업체간의 원유가격 협상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국내 원윳값은 지난 10년간 줄곧 상승 곡선을 그렸고, 이에 소비자 가격 역시 동반 인상 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지난해 원유 가격이 1ℓ당 21원 인상되면서 우유 소비자가격은 150~200원 올랐다. 올해 인상폭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낙농업계가 주장하는 1ℓ당 47~58원의 원윳값이 인상된다면 소비자가격은 400~500원 수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1ℓ에 3000원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우유 가격만 오를까? 유제품은 물론 빵과 아이스크림, 커피 등도 줄줄이 인상되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 될 수 있다.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벌어진다면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하다.


사실 유업체는 이미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원유 외에 포장비 등 제반 비용이 큰 폭으로 올라 원가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유 가격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우유 가격을 인상했을 당시 소비자들의 반응이 싸늘했던 것이 지금도 가격 인상을 놓고 눈치를 보게 만드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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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유업체는 이번에 원유 가격이 인상된다면 시장가격을 2980원에 맞추고, 용량을 축소한 우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궁여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렇게 유업체의 수익성이 우려되는 상황에도 2002년부터 배정된 쿼터(할당량)에 따라 의무적으로 원유를 낙농가로부터 사들이고 있다. 국산 원유가격이 호주, 뉴질랜드산 원유와 비교해 2.5배 가까이 비싼데도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시장의 수요는 하락곡선이다.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6.5㎏에서 2020년 31.8㎏으로 줄었다. 저출산 쇼크의 파장이다. 2001년의 출생인구는 55만명 수준이었지만 2020년생은 27만명대로 급감했다. 우유의 주 소비층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공급량은 유지되는데 반해 수요가 줄다 보니 원유가 남아 썩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고, 2차 공정을 거쳐 분유 등으로 처리했기에 유업체들의 비용 부담마저 증가하는 일이 빈번했다.


국내 우유의 수입우유 대비 가격 경쟁력도 문제다. 해외 멸균우유가 저가격을 무기로 국내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멸균우유 중 가장 비중이 높은 폴란드산의 경우 1ℓ당 가격이 1300~1500원 수준으로 국내산과 비교하면 '반값' 정도다. 특히 2026년부터는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과 EU로부터 들어오는 유제품에도 관세가 붙지 않아 국내산은 점점 경쟁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와 낙농업계도 원윳값 안정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원유 가격 산출체계를 기존의 '생산비 연동제'에서 내년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변경했다. 용도별 차등 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마시는 흰 우유)와 가공유(치즈·버터 생산에 쓰는 것)로 나누고 음용유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 가격은 더 낮게 책정하는 것이다. 다만 협상 날짜가 오는 10월 15일까지로 촉박해 올해 시중에서 판매되는 우윳값의 인상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이번 첫 제도개편으로 국산 우유의 가격경쟁력이 확보 된 게 아니란 것이다. 이제는 생산 물량을 해결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다각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곱절이나 비싼 국내우유를 누가 사먹을까. 낙농업계의 생산비 보전, 유업체의 이윤보장, 최종 소비자의 소비여력 등이 복잡하게 얽힌 적정 우윳값의 함수를 이제는 풀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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