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네이버가 북미 최대 규모 온라인 중고거래 패션 플랫폼인 포쉬마크를 인수한다. 

네이버는 4일 "당사의 종속회사인 프로톤 패런트(이하 패런트)는 미국 내 100% 자회사인 프로톤 머저 서브(이하 머저 서브)와 포쉬마크의 합병을 통해 포쉬마크 주식 100%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네이버는 현금 16억달러(약 2조3441억원)를 들여 포쉬마크를 인수하기로 했다. 취득 목적은 "미국 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한 발행회사의 경영권 확보"로 알렸다. 포쉬마크 주식 취득 예정일자는 2023년 4월 4일이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네이버 측은 "포쉬마크 기업가치를 주당 17.9달러로 환산해 전체 12억달러(약 1조7205억원)로 평가했다"며 "주식 취득 금액에는 포쉬마크가 보유한 5억8000만달러(약 8316억원)에 대한 대가가 포함됐다"고 알렸다.   

네이버는 버티컬 플랫폼(패션 등 한정된 카테고리 안에서 같은 관심사를 지닌 고객층에게 집중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글로벌 C2C(개인간거래) 시장에 선제 대응해 장기적 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적 아래 포쉬마크 인수를 추진했다. 

포쉬마크는 2011년 마니쉬 샨드라 CEO가 창업한 기업이다. 지역 단위의 소셜‧커뮤니티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사용자 8000만명 이상을 확보하면서 북미 C2C 분야에서 선두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소셜 기능에 힘입어 포쉬마크 앱 안에서 유명해진 판매자들은 '포셔'라 불리는 인플루언서가 되기도 한다. MZ세대가 전체 사용자의 80%를 차지했으며 2021년 기준으로 구매자 760만명과 판매자 560만명이 활동 중이며 커뮤니티 활성사용자 수는 3700만명에 이른다.  

포쉬마크는 2021년 기준으로 연간거래액 18억달러(약 2조5803억원), 매출 3억3000만달러(약 473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연간거래액은 4억8000만달러(약 6881억원), 매출은 9000만달러(약 1290억원)다. 포쉬마크는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버티컬 C2C 플랫폼으로서 국내에서는 크림을, 일본에서는 빈티지시티를 운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글로벌 중고거래 플랫폼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하기도 했다. 포쉬마크를 인수하면 북미-한국-일본-유럽을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네이버와 포쉬마크는 웹툰과 왓패드 중심의 스토리‧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포쉬마크 중심의 커머스 사업 사이에 서비스적 연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검색과 인공지능(AI) 추천, 라이브 커머스 등 기술을 포쉬마크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북미 1위 패션 C2C 플랫폼인 포쉬마크와 함께하게 되면서 네이버는 북미 MZ세대를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미래의 핵심 사용자들에게 C2C쇼핑, 웹툰, K팝 콘텐츠를 넘나드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마니쉬 샨드라 포쉬마크 CEO는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파트너"라며 "셀러와 사용자의 커뮤니티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과 서비스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포쉬마크는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된다. 북미와 호주, 인도 등에서 포쉬마크 경영진이 같은 브랜드와 사업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기업을 운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