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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홀인원 보험인가
박관훈 차장
2022.10.07 08:13:08
설계부터 가입자 사행심 조장...판매 여부 원점서 논의해야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8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unsplash.com

[팍스넷뉴스 박관훈 차장] 지난 주 금융당국이 배포한 자료 가운데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이 있다. '홀인원 보험사기 혐의자에 대해 금감원·경찰청이 공조하여 수사 진행 중'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다. 자료의 핵심은 최근 허위로 발급받은 홀인원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실제 지출하지 않은 비용을 청구하는 행위 등의 보험사기가 횡행하여 금감원과 경찰청이 공조 수사를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홀인원 보험은 보험가입자가 홀인원을 하면 지출한 비용, 이를테면 증정용 기념품 구입비용, 축하만찬 비용, 축하라운드 비용(그린피, 캐디피, 카트비용 등)을 보험기간 중 1회에 한해 보상해 주는 상품이다.


홀인원 보험은 대부분 골프투어자금, 물품도난 파손 손해비, 교체비용, 배상책임비용, 신체상해보상 등을 다양하게 보상해 주는 골프보험에 특약 형식으로 가입한다. 특약보험료가 1만원 내외로 가입 부담이 적다. 최근에는 스크린 골프장의 홀인원과, 홀인원보다 훨씬 어렵다는 알바트로스(파5에서 2타로 공을 홀에 넣는 것) 축하금을 지급하는 상품도 나왔다.


금감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인의 홀인원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여러 차례 홀인원을 성공하거나, 허위의 홀인원 비용 영수증을 제출하는 등의 보험사기 의심 건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지금까지 적발한 홀인원 보험사기 혐의자가 168명이나 된다. 총 391건으로 편취 금액은 1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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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적발된 사례를 살펴봐도 보험사기 정황이 다분하다. 홀인원 보험사기 혐의를 받은 A씨의 경우 지난 2019년 중 6일 만에 홀인원을 2차례나 성공했다. A씨는 1차 홀인원 성공 후 5일 뒤 새로운 보험을 가입하고 다음날 2차 홀인원에 성공했다. 설계사가 주도한 홀인원 보험금 편취한 사례도 눈에 띈다. 이들은 같은 설계사 통해 홀인원 보험을 가입한 후 설계사와 계약자가 동반 라운딩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홀인원 보험금을 수령했다.


사실 홀인원 보험사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홀인원 보험금을 받으려면 보험가입자가 홀인원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통상 골프장에서 홀인원 증명서를 발급받아 비용을 지출한 영수증과 함께 제출한다. 보험사는 이를 확인한 후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보험가입자가 거짓 서류로 보험금을 청구하더라도 사실 확인이 어렵다. 홀인원 보험사기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문제는 애초에 홀인원 보험 자체가 가입자의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데 있다. 통상적으로 우리들이 생각하는 보험이란 화재보험, 자동차보험처럼 피해 복구를 통해 생활 유지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입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그러나 홀인원 보험은 그 성격이 사뭇 다르다. 이번 당국 자료에 따르면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0.008%(1만2000분의 1)에 그친다. 주 1회 라운딩 시, 약 57년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홀인원 보험 가입자 대부분이 이처럼 '제로'에 가까운 확률의 홀인원 성공을 기대하며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린 셈이다.


결국 금융당국도 그간 홀인원 보험 가입자의 심리를 뻔히 알고도 상품 판매를 방관해서 화를 키웠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어 보인다. 여기에 뚜렷한 근절 대책을 찾지 못하면서 '수사와 처벌이 강화됐다'며 보험사기에 휘말리지 말라고 소비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모양새도 궁색하다. 후속 수사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골퍼와 동반자, 캐디가 작심하면 허위 홀인원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기수법만 더욱 정교해 질 가능성이 높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앞으로 홀인원 보험사기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골프 인구는 564만명으로 집계됐다. MZ세대의 약진이 눈에 띄며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홀인원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와 그 상품 종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당국이 보험사기를 양산하고 대다수의 선량한 가입자들을 잠재 사기범으로 몰아가는 '홀인원 보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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