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9종목의 곱버스(레버리지 인버스·인버스2X) ETF 순자산 총액은 연초 대비 5.4% 증가한 2조73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인버스 ETF의 순자산총액이 연초 대비 5000억원 가량(4조6123억원→ 5조1236억원) 증액되는데 곱버스가 일조한 셈이다.

곱버스 ETF란 지수 하락시 ETF 수익률이 2배 상승하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을 일컫는다. 반대로 지수가 상승할 경우에는 수익률이 2배 하락한다. 즉 기초지수와 역의 관계를 갖는 인버스에 2가 곱해진 것이다. 정식 명칭인 인버스2X에 곱버스(인버스+곱하기)란 별칭이 붙은 이유다.

현재 국내에는 41개의 인버스 ETF 가운데 9개가 곱버스다. 운용사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2종목) 미래에셋자산운용(2종목) ▲KB자산운용(2종목) ▲키움투자자산운용(2종목) ▲한화자산운용(1종목) 순이다.

유형별로는 코스피200 선물을 추종하는 종목이 5개로 가장 많다. 지난 2016년 9월에 삼성운용(KODEX), 미래에셋운용(TIGER), KB운용(KBSTAR), 한화운용(ARIRANG), 키움투자운용(KOSEF)이 동시다발적으로 각자 브랜드를 내세워 코스피200선물인버스2X을 선보였다. 다음으로 3종목의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가 상장돼 있다. 해당 유형은 국내 첫 곱버스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15년 11월, 키움투자운용에서 내놓은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이 국내 1호 곱버스 ETF다. 이외에도 KB운용에서 채권형인 'KBSTAR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를 운용 중이다.

이 가운데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전체 인버스 ETF 가운데 순자산총액 1위를 자랑한다. 해당 ETF의 순자산총액은 2조3132억원으로, 인버스 ETF 전체 순자산의 45.1%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과 TIGER200선물인버스2X가 각각 순자산 5위(1775억원)와 6위(1500억원)에 올라있다. 인버스 ETF 성장의 상당 부분이 곱버스에 기댄 결과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에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는 점이다. 올해 초만해도 75억원이었던 해당 ETF의 순자산 규모는 지난달 1775억원으로 급등했다. 이는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면서 투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은 원달러환율이 떨어질 때 수익이 나도록 설계돼 있다. 만약 미국달러선물 지수의 일별수익률이 3% 하락할 경우 6% 이익이 난다. 140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환율이 금리 상황이 안정되면 향후 하락할 것이라 보고 투심이 쏠렸다는 얘기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환율이 비정상적이라 보고 다시금 1200원선으로 되돌아 갈 것을 대비해 달러선물곱버스 매집이 이어졌다"며 "특히 ETF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KODEX에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