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 전문기업 퓨쳐켐의 운영자금 조달계획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을 두 차례나 낮춰 최종발행가액을 확정하면서 공모 규모가 당초 계획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충분한 운영자금 확보에 차질이 생긴 데다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반감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퓨쳐켐은 지난 7일 증권신고서에서 331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의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최종발행가액은 9390원이며, 모집총액은 310억8090만원이다. 구주주 대상 청약은 12~13일, 일반청약은 17~18일 진행한다.

지난 7월 4일 최초 1만3600원으로 설정됐던 발행가액은 9월1일 1만2150원으로 하향된 데 이어 최종 9390원까지 조정됐다. 공모 규모도 당초 450억원에서 크게 줄어 310억원이 됐다.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낮아진 주가가 재차 발행가액을 낮추는 악순환이 이어진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는 제3자배정 방식 대비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다"며 "외부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다는 인식과 싼 값의 신주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물려 시가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퓨쳐켐은 이번 유상증자에 20%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실제 퓨쳐켐은 최초로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다음날(7월5일) 주가가 전 거래일(1만9000원) 대비 6.3% 내린 1만7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11일 종가 1만500원 대비 무려 45%나 하락했다.

급격한 시가하락을 반영해 최종발행가액을 거듭 낮추면서 공모 규모도 회사측의 당초 계획 대비 크게 낮아졌다. 충분한 운영자금의 확보에 차질이 생긴 데다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도 축소됐다.

퓨쳐켐은 이번 유상증자 자금을 최근 국내 임상 1상을 마친 전립선암치료제(FC705)의 국내 임상 2상 및 미국 1/2a상과 전립선암진단제(FC303)의 국내임상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퓨쳐켐의 전립선암 치료제는 지난달 30일 식약처로부터 치료목적사용 승인을 얻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또한 멕시코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임상자금은 최초 계획대로 230억원이 우선 집행되지만, 기타 운영자금 항목이 200억원에서 75억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재무구조 개선 효과 역시 다소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상반기 기준 퓨쳐켐의 부채비율은 48.2%로 나타났다. 최초 발행가액 1만3600원을 기준으로 유상증자가 완료했을 경우 부채비율은 25%까지 개선될 전망이었으나, 발행규모가 축소되면서 예상부채비율은 29.4%까지 올랐다.

일각에서는 퓨쳐켐의 현 주가가 유증 최종발행가액에 근접해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구주주 및 일반공모 청약이 미달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퓨쳐켐은 최대주주인 지대윤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 대표의 부인 박영자씨가 총 15.39%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배정주식수의 약 30% 수준인 45만7213주를 청약할 예정이며, 증자 후 지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합산지분율은 13.20%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퓨쳐켐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대표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 인수회사는 키움증권이 참여한다. 이들 증권사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후 최종실권주를 잔액 인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