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인버스ETF(곱버스 포함)는 총 41개로,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11개를 차지하고 있다. 2위(10개)인 KB자산운용과의 격차는 1개 뿐이지만, 시장에서 차지하는 순자산 비중은 압도적이다. 총 5조원 규모인 인버스ETF의 순자산 중 83.4%(4조1712억원)가 삼성운용의 몫이다. 전체 ETF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37.7%)과 호각을 다투고 있는 삼성운용(43.2%)이 인버스ETF에 있어서 만큼은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순자산 순위 상위권 대부분이 KODEX라는 점도 삼성운용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순자산 1등부터 3등까지가 삼성운용의 인버스 ETF다. '톱3'인 ▲KODEX200선물인버스2X ETF(2조3132억원) ▲KODEX인버스 ETF(1조392억원) ▲KODEX코스닥150 ETF(4258억원)의 순자산만 3조7782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75.6%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5위·1775억원)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 ETF(8위·859억원)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9위·836억원)이 순자산 10위안에 랭크 돼 있다.

특히 이 중 5위에 오른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는 대규모 뭉칫돈이 몰리며 인버스ETF의 인기를 실감케하고 있다. 연초 75억원에 불과했던 해당 ETF의 순자산은 지난달 1775억원으로 급등했다. 전체 41개 인버스ETF 가운데 연초 대비 순자산이 1000억원 이상 증가한 건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가 유일하다. 올해 인버스 ETF의 순자산이 11%(4조6123억원→ 5조1000억원) 가량 증가하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인 셈이다.

이는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상 러시로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면서, 해당 ETF의 투자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재 1400원대를 돌파한 원달러환율이 향후 1100~1200원선으로 회귀할 것이라 보고 매집 행렬이 이어졌단 얘기다.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는 인버스의 2배 레버리지로 운용되는 만큼 미국달러선물 지수의 일별수익률이 3% 하락할 경우 6% 이익이 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운용이 인버스ETF 원조 운용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운용은 지난 2009년 9월, KODEX인버스 ETF를 설정하며 국내에 인버스 ETF의 포문을 열었다.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에 인버스형 ETF를 전파하는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KODEX인버스 ETF는 '한국 1호'이자 '아시아 1호' 인버스 ETF이기도 하다. 이후 2016년에는 홍콩 증시 최초로 인버스 ETF(삼성코스피200인버스·삼성토픽스인버스)를 상장시켰고, 2018년에는 말레이시아 현지 운용사인 아핀황(Affin Hwang)의 인버스 ETF 자문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홍콩에 선보인 인버스ETF 2종은 상장폐지 됐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요즘 시장의 화두는 변동성으로, 테마형 ETF보다는 시장지수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자사는 국내외 대표 지수, 국내외 채권, 통화, 커머디티(Commodity·원자재) 등 정방향은 물론 역방향 투자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시장 상황과 투자 목적에 맞는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