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기아 소프트웨어에 18조 투자...글로벌센터도 설립

현대차그룹은 12일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 행사를 열고, 오는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부문에 총 18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 ▲스타트업·연구기관 대상 전략 지분 투자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할 전망이다. 또 자체 개발한 모빌리티 디바이스가 고객들이 이미 익숙한 스마트폰 생태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는 장기적으로 방대한 모빌리티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명령의 맥락을 이해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이 복잡한 기술과 사용법을 습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총체적 사용자 경험(Holistic User Experience)'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권역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대적으로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사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IT 기반의 조직문화 변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송창현 현대차그룹 TaaS본부장 사장은 "미래에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이 보편화된다"며 "이동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수단이 바뀔 것이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서비스가 등장해 이동 산업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25년 전차종에 소프트웨어 탑재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를 기본 적용하기로 했다. 무선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면 차량을 구입한 뒤에도 성능과 기능이 지속 업데이트되며,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3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도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개발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객이 서비스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법규에 맞춰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며 "자동차가 항상 최신의 상태로 유지되면 차량의 잔존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조합해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차량을 만들 수도 있게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FoD, Feature on Demand) 서비스를 내년부터 일부 차종에서 선보인다.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새로운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고 이동 경험을 새롭게 하도록 차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