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코스닥 상장회사 서울제약에 대한 제재를 지난 4일 의결했다. 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감사인 지정 3년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서울제약의 전 대표이사 2인, 전 임원 2인, 전 담당임원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제약에 제재가 가해진 이유는 과거 분식회계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서울제약은 2016년부터 2020년 1분기까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재고수불부를 이중으로 작성하는 등 허위 매출 및 매출원가를 인식해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을 과대 계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 또한 지난 4일 서울제약의 주식거래정지 조치를 취한 상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매매거래 정지 처분을 내렸다"며 "오는 10월 26일까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및 의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 서울제약 지분 44.68% 및 경영권을 인수한 큐캐피탈은 회계처리 위반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같은 사실을 인수 전에는 몰랐으나, 인수후통합(PMI)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파악했고 즉각 회계감사인의 재감사를 거쳐 2016~2019년도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전임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키도 했다.

인수 전 흑자로 집계된 순이익이 수년째 적자 상태로 정정되면서 서울제약의 주가는 급락했다. 정정 전 공시에서는 해당 기간 순이익이 2018년을 제외하면 흑자로 기록됐으나, 정정 후에는 4년간 순손실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과 지난해 역시 각각 13억원, 97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며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큐캐피탈이 인수 계약을 체결한 2020년 2월 28일 종가 기준 5950원이었던 주가는 같은해 최고 1만6000원까지 상승키도 했다. 그러나 정정 공시 이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지난 4일 종가 4210원을 기록하며, 인수 전보다 29%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인수 당시 1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359억원까지 급락한 상황이다.

큐캐피탈은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R&D 투자를 확대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대키도 했다.

큐캐피탈 관계자는 "인수 직후 회계 담당자가 사실을 밝혀 해당 내용을 인지했다"며 "이후 검찰에 직접 고발하고 금감원에도 자진 신고하는 등 자정 노력을 충실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주주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당국의 절차에 성실히 협조할 계획"이라며 "이와 별개로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 또한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