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명품플랫폼 발란이 계획대로 거래액 1조원과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사 측은 고객 서비스 개선 및 SNS 중심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거래액 확대를 위해선 고정비 지출이 동반돼야 하는 만큼 모든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 중이다.

발란은 최근 25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 결과를 발표하며 올해 거래액 1조원 달성과 순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발란이 올 상반기 3812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고, 지난해 191억원의 순적자를 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큰 폭의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셈이다. 

이에 발란은 거래액 확대를 위해 우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연중 당일 배송 서비스인 '발란 익스프레스' 권역을 경기권까지 확장하고 선물하기 기능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 럭셔리 브랜드 부티크 계약을 확대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반대로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TV 대신 SNS 광고를 활성화해 고정비 지출을 줄이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을 재편했다.

하지만 시장은 발란의 이 같은 계획이 목표 달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거래액 확대를 위해 고객 서비스 개선에 나설 경우 적잖은 고정비 지출이 동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수익 창출을 위해 마케팅 활동을 축소할 경우 연말 명품 수요를 잡기 어려워 판매 활성화에 나서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즉 발란이 계획하고 있는 두 가지 사업 전략이 서로 상충되는 만큼 거래액 확대와 흑자전환을 동시에 이루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발란이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수익 창출에 나서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발란의 매출 수준(지난해 522억원) 등을 고려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인 쿠팡만 봐도 올 상반기 동안 매출 90억3700만달러(12조9129억원)를 냈지만,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2억7200만달러(3886억원)에 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란이 전체적으로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당일 배송 서비스 확장과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적잖은 비용이 투입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을 모두 이루겠다는 계획은 현재로선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마케팅의 경우 명품 플랫폼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량"이라며 "사실상 명품 수요가 집중되는 연말에 마케팅 전략에 소극적으로 나선다면 경쟁사 대비 판매 성과는 뒤쳐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발란 관계자는 "출혈을 감내하면서까지 빠른 성장을 도모하기 보다는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에 나서려 한다"며 "지난 2년간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만큼 고객 서비스 개선과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한다면 거래액 목표 역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