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1일 언론에 공개한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무엇보다 5대 협회장 선거 당일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를 지키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재임 기간 디폴트옵션 도입이나 ISA 확대개편, 금융투자세제 선진화 등 많은 성과가 있었고, 대체거래소(ATS) 설립 등 마무리해야 할 일도 많지만 어떤 명분으로도 단임 약속을 파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출마 선언을 한 후보들은 모두 자본시장을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들"이라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이뤄낼 만한 역량이 충분하다는 믿음이 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고 말했다.

또한 나 회장은 자금조달시장의 신용경색이 풀려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엄중한 시기임을 강조하며 현직 협회장이 이러한 시기에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이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간 협회장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느라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저의 건강에 대한 가족의 염려는 높아만 갔다"며 "이를 외면할 수만은 없었다"고 전했다.

나 회장은 남은 임기동안 공정한 선거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그동안 추진했던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금투협은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제6대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선거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선거는 다음 달 넷째 주쯤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금투협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등 5명이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는 ▲자본시장 내 글로벌 경쟁력 확보 ▲디지털 금융혁신을 통한 미래 금융 준비 ▲국민자산관리 역할 제고 ▲6대 금융권 협회 중 최고 협회로 성장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는 금융투자산업 규제 체계를 재설계를 핵심 공약으로 표방했다. 시행령, 행정규칙 등 상위 법령을 포괄규제로 바꾸고 자율규제가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 계획이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협회 주도의 미래 혁신금융개발위원회 구성 ▲금융사 플랫폼 업무 활성화 ▲대체거래소(ATS) 정착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주요 공약으로 ▲자본시장 내 자금경색 대응 ▲증권사·운용사의 새로운 먹거리 확보 ▲ATS 활성화 ▲연금 관련 세제 혜택 추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도입 등을 내세웠다.

김해준 교보증권 전 대표는 앞서 나재철 현 협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금번 나 회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출마가 기정사실화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