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차기 보험연구원장 인선 작업이 내년으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올해 안에 새로운 원장 취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안철경 현 보험연구원장을 비롯한 기존 후보진에 대한 검증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지만, 더 이상 진전이 없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 원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원추위)는 원장 인선을 늦춰달라는 금융위원회의 요청으로 지난 3월 이후 인선 작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당시 원추위는 공모를 거쳐 안철경 현 원장을 비롯해 김선정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와 김재현 상명대학교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 등 3명의 최종 면접 후보를 추린 상태였다.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보험개발원장이 새롭게 선임되면서 유관기관인 보험연구원의 원장 인선도 곧 재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보험연구원 내부에서는 차기 원장 인선에 대한 어떠한 움직임도 관측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차기 원장 선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척된 내용이 없는 상태"라면서 "향후 후보 면접 일정 등 인선 절차와 최종 선임 시기 등 어떠한 전망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사실상 올해 안에 새 보험연구원장 선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 보험연구원장 인선 절차는 서류심사와 면접, 임시총회까지 2~3주의 시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이달 안에 구체적인 인선 절차가 재개되지 않으면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현 정부 기조에 맞는 후보를 찾기 위해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전우현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새로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전 교수는 과거 제7대 한국보험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으며, 현 정부 인사 키워드인 '서울대·5060'에도 부합하는 인물로 알려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현 안철경 원장의 교체 명분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 기조에 맞는 새 후보 찾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며 "보험연구원은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인 보험개발원에서 분리한 민간연구기관으로 금융당국의 입김이 미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마땅한 후보자를 찾지 못할 경우 안철경 원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지난 2019년 4월 제5대 보험연구원장에 선임된 안철경 원장은 코로나19 등 시대적 악재 속에서도 보험연구원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첫 내부출신 원장으로 연구기관인 보험연구원의 설립 목적을 명확히 이해하고, 보고서 발표, 보험사 등 산업 간 지식 교류 등의 연구원 본연의 업무 과정을 효과적으로 개선해 왔다는 호평을 받아 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철경 원장 재임 이후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열람률이나 연구결과 적용 사례 등 보험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업무에 정통한 인사의 기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