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인공지능(AI) 영상인식 솔루션 제공업체 알체라가 주가·자금조달·실적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됐다. 올해 영업실적 악화속 자금난 해소를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크게 낮춘 발행가에도 구주주 청약이 미달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발행가액의 과도한 할인으로 주가 부담이 커졌을 뿐 아니라 자본확충 규모도 축소돼 향후 자금난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업적자 역시 지속 확대되는 추세여서 경영 전반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알체라는 지난 2일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구주주 대상 청약 결과를 공시했다. 지난 1일 진행된 구주주 청약은 발행예정주식 400만주 중 362만8388주가 청약되며 청약률 90.71%를 달성했다. 신주인수권 증서에 따른 청약주식수는 308만2421주이며 초과청약이 54만5967주를 기록했다. 실권주 37만1612주에 대해 이달 3~4 일반공모 청약이 진행된다.

문제는 발행가액(7600원)이다. 최초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지난 8월31일 기준 알체라의 종가는 1만4200원이었다. 발행가액이 당시 주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음에도 10% 수준의 실권주가 발생한 셈이다. 이는 시장에서 평가하는 알체라의 기업가치가 상당히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과도한 발행가 할인이 향후 매수심리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높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기준주가 대비 할인율을 크게 책정하기 때문에 기업의 주가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할인 이벤트가 끝난 후 그보다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려는 심리는 자연히 사라지고 매도 심리만 남기 때문에 주가가 발행가에 근접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행가 조정 과정에서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축소된 점도 뼈아프다. 당초 알체라가 책정한 최초 예정발행가는 1만650원으로, 발행규모 400만주 기준 426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상증자 결정 공시 이후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주가가 급락해 발행가액이 7600원까지 조정됐다. 결과적으로 알체라는 당초 계획보다 크게 줄어든 304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치게 됐다. 운영자금은 420억원5000만원에서 299억500만원으로, 기타자금 항목은 5억5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으로 축소됐다.

최근 자금난을 겪는 다수의 기업들이 고금리 환경 속 조달비용 최소화를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택하고 있지만, 주주들의 외면으로 주가하락과 더불어 조달자금 축소라는 겹악재를 겪고 있다. 알체라 역시 보유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말 486억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말 149억원까지 감소한 가운데 주주배정 유증에 나섰지만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모양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로는 실적 측면에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알체라는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 폭을 키우고 있다. 2019년 -20억원, 2020년 -51억원, 2021년 -111억원으로 손실폭이 해마다 증가했다. 올해는 반기만에 누적 영업손실 10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악화가 지속되는 기업에게 자금조달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고금리로 더 많은 조달비용을 지불해 실적 부담이 가중되거나,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다가 주가에 폭탄을 맞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본적인 탈출전략은 실적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